[DA:인터뷰] 청하, 화면에는 다 담을 수 없었던 매력

입력 2017-06-19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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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인터뷰의 묘미 중 하나는 인터뷰이의 ‘새로운 면모 찾기’다. 그리고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청하는 이런 묘미를 느끼게 해준 인터뷰이였다.

‘프로듀스101’부터 아이오아이까지 숱하게 TV 화면을 통해 보았던 청하지만, 청하에게는 TV 화면만으로는 미처 전할 수 없는 모습과 매력이 잔뜩 남아 있다는 걸 아는 데는 불과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일단 청하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자기 자신부터 지금껏 몰랐던 자신의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청하는 “데뷔를 준비하면서 많이 떨리고 걱정이 됐다. 내가 잘하는지 헷갈리는 시점도 왔다. 앨범 자체는 잘나왔다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앨범 자체가 하나하나가 되게 새로운 작품이었다. 나도 이번 작업을 통해서 몰랐던 내 모습을 찾아갔다. 나도 내 모습을 찾아간 만큼 (앨범을 듣는)사람들도 내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 같다”라고 솔로 데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청하는 “내가 뻔뻔할지 몰랐다. 녹음실에서 내 목소리를 장시간 듣는 건 처음이었다. 내 목소리를 그렇게 장시간 듣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라며 “솔로 가수가 아니면 오랜 시간 자기 목소리를 듣는 경우는 많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색다른 경험이었다. ‘내 목소리가 이렇구나’ 알게 됐고, 어떤 노래를 잘하고 못하는지 어디가 오글거리는지 알게 됐다. 사실 수록곡 세곡이 다 좋긴 한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 내 이미지와 다를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해보니까 잘 어울리더라. 하하”라고 스스로 발견한 ‘청하의 새로운 모습’을 설명했다.

청하가 느낀 스스로의 새로운 모습은 주로 음악적인 면모에 집중됐다.

청하는 “(데뷔앨범은)시간을 두고 할 거 같았던 음악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장르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춤으로 나를 많이 봐줬는데 완전 발라드도 있고, 되게 상큼한 곡이 있다. 내가 솔로로 상큼한 곡을 보여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보여줄 거 같아 재밌었다. 또 타이틀곡 ‘Why Don`t You Know’는 트로피컬 하우스인데 여름에 걸맞은 시원한 곡이다”라고 데뷔앨범 ‘Hands on Me’이 자신의 여러 가지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청하 스스로는 음악적으로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앨범이라고 말했지만, 3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 흥미로웠던 건은 ‘솔로가수’를 대하는 청하의 태도였다.

어딘지 모르게 진중하고 어른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청하였지만, 사람들의 반응에 걱정을 드러내는 청하의 모습은 지극히 여리고 조심성 많은 소녀였다.

그룹이 아닌 솔로가수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청하는 “솔로로 무대를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회사에서)그렇게 결정했겠지만, 사실 나도 정확한 이유를 못 들었다”라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청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어 “솔로로도 언젠가는 1위를 해보고 싶다고는 생각한다. 첫 술에 배 부른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차근차근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입을 연 청하는 “댓글에 가끔씩 ‘네가 솔로?’라는 글이 있다. 또 ‘별로일 거 같다’고 한다. 그런 글을 보면 속상할 때가 있는데, 가능성을 보여주는 앨범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여린 면모를 보여주었다.

사실 청하는 안티팬이 많지 않은 걸로 유명하고 또 청하 스스로도 댓글을 잘 보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우연찮게 본 댓글이 하필이면 악플인 상황은 꼭 있기에 문제가 된다.
댓글에 신경을 많이 쓰는지 묻자 청하는 “댓글을 안 보는데 간혹 가다가 우연히 보는 게 그런 글이 있다. 그럴 때면 ‘이런 글이 얼마나 많을까’라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속상하기도 한데, 털어버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 그런 댓글을 보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묻자 청하는 “그냥 속으로 삭히거나, 자연적으로 잊어버리거나, 친구들이 대신 욕해준다. 친구가 뭔가 시원하게 해준다. 그럼 ‘그래 주위에서는 많이 응원하니까 주위를 귀 기울여야지! 그런 글에 상처받지 말자’고 한다”라고 어딘가 귀엽기까지 한 대처법을 밝혔다.

청하가 댓글과 같은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성격 탓도 있겠지만, 그녀의 험난했던 데뷔과정도 영향을 끼쳤다.

청하는 ‘프로듀스101’ 출연 전에 걸그룹으로 데뷔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이 된 경험을 갖고 있었다. 또 이로 인해 청하는 연예계를 떠날 마음을 품고 있었고, 실제 잠시 동안 연예계를 떠나 있었다.

청하는 “전 회사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 - 이 이야기를 하면서 청하는 ‘전 회사가 JYP는 아니다. 꼭 써 달라’라고 당부했기에 덧붙인다. - 상처도 희망고문에 대한 개인적인 상처지 회사에 대한 상처는 없다. 같이 연습을 하고 피, 땀, 눈물을 흘린 친구들이 데뷔를 하지 못한 데에 아쉬움이 크다. 그때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싶었다. 조금 여유를 갖고, 만 20살 때 연습생이 아닌 일상생활을 시작했다. 그때는 알바를 하고 살았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오랜만의 평범한 생활이 처음에는 좋았으나, 가수 데뷔의 꿈을 완전히 떨쳐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처음에는 좋았다. 일상의 재미도 느끼고 그랬다. 약속도 많이 하고, 친구도 만나고 돌아다니고 그런 게 다 처음이다 보니 좋았다”라고 입을 연 청하는 “6개월 정도 알바를 하는데 너무 재미가 없었다. 그냥 벌어야지 하는 느낌이 들더라. 그런 생활이 반복되니까 ‘다들 열심히 살고 있을 텐데’라고 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너무 접어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더라. 완전히 미련이 없으려면 한번쯤 도전을 해보고 그만해야 미련이 없을 거 같았다. 한 번 더 해보고 안 되면 다른 직업 찾으려고 했었다. 생각해둔 건 없었고 댄서로 할지, 공부를 처음부터 할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회사를 다시 찾아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에 지금의 회사와 ‘프로듀스101’을 만난 거 같다”라고 ‘프로듀스101’에 출연하기까지의 과정을 밝혔다.

그렇게 출연을 하게 된 ‘프로듀스101’ 이후부터는 알려진 그대로다. 등급평가부터 빼어난 춤 솜씨와 만만찮은 보컬실력을 과시한 김청하는 신생 기획사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아이오아이에 합류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또 솔로 데뷔곡 ‘Why Don`t You Know’ 역시 꾸준히 음원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며 성공적인 데뷔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프로듀스101’부터 솔로가수까지 음악과 보컬, 무대 퍼포먼스 모두 호평을 받고 있는 청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예능감’이다.

예능감 부족에 대해 청하는 “예능에서 조용했다. 예능 공포증이 있는데, 무섭고 조심성이 많다보니까 가만있었던 거 같다”라고 인정을 하면서도 “(아이오아이에서)맏언니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뒤에 있어야할 거 같은 느낌이었다. 또 리얼리티에서 자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그때 ‘힛 더 스테이지’를 병행하느라 스케줄이 많아서 그랬다. 리얼리티에서도 많이 못 보여준 거 같다. 또 진짜 편할 때나 집에 초대할 수 있을 만큼 편한 사람들이 아니면 흥이 잘 안 나온다”라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변명을 늘어놓았다.

청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예능감이 부족해 보인 나름대로의 이유를 늘어놓은 청하지만, 역시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는 청하 본연의 성격이다.

스스로도 ‘조심성이 많다’라고 하고, 상대방도 이를 금세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청하는 차분하고 진중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실제로도 인터뷰 내내 차분한 모습을 이어간 청하지만, 단 한순간, 목소리 톤이 올라간 순간이 있긴 했다.

그 순간은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나왔다.

‘청하’라는 이름이 혹시 ‘그 술’을 좋아해서 따온 것이냐고 묻자 청하는 미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이날 인터뷰 중 가장 큰 목소리로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청하는 “술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니다. ‘그 술’은 팬들이 선물해줘서 처음 마셔봤다. 작명소에서 지어준거다. 청할 청(請)에 여름 하(夏)다”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본명이 ‘찬미’인 청하는 현재 개명도 고려하고 있다. “개명을 신청하려한다. 본명은 찬미인데, 다들 그 이름은 까먹고 살아서 그런다”라고 덧붙였다.

또 술 얘기가 나온 김에 주량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청하는 과거 소주 3병을 마시고도 멀쩡히 집에 갔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슈 아닌 이슈를 모은바 있다.

이에 청하는 “소주 3병은 그날 유독 컨디션이 좋아나 보다. 천천히 얘기하면서 안주와 함께 마시면 괜찮은 거 같다. 또 조금이라도 취할 거 같으면 조절을 한다. 내가 필름이 안 끊긴다. 얼굴도 안 빨개지고 말짱해진다. 그래서 더 먹으면 안 될 거 같은 걸 안다. 올라올 거 같으면 자제를 하고, 풀리면 마시고 그런 조절을 잘 한다. 마음껏 마시는 것도 1년에 한 두 번, 크리스마스 이브나 그런 이벤트가 있을 때 마신다”라고 소문처럼 주당은 아니라는 걸 거듭 강조했다.

주량이 어찌됐든 청하는 이름 그대로 여름을 부르고, 또 알코올보다 시원하게 보내며 팬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하고 있다.

청하는 “오랫동안 기다려줘서 감사드리고 이번 앨범을 통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는 거니 열심히 하겠다. 여름을 같이 시원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여기서 더 잘 돼서 어머님에게 효도하는 게 장래희망이라면 희망이다”라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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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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