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 인터뷰③] 오승윤 “‘마수리’ 넘으려면 ‘해리포터’ 정도는 해야”

입력 2017-06-20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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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볼에 임하는 진지한 눈빛! 마음만은 메이저리거

‘매직키드 마수리’의 주인공 배우 오승윤을 기억하시나요? 똘망똘망 눈빛의 소년은 어느새 마초 느낌 물씬 나는 ‘스물일곱’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185cm 훤칠한 키에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비율과 어깨를 자랑하는 오승윤. 그와 함께 캐치볼을 하러 한강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먼저 멋진 시구 폼을 보여준 오승윤에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처음 하는 캐치볼이라 걱정하는 기자에게 글러브 쥐는 법부터 투구 폼까지 하나하나 알려준 그는 친절남! 오승윤의 가르침에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도 캐치볼에 반했다는 거~

‘스타 매력 대방출’ 프로젝트(부제-들어올 땐 네 맘이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오늘의 남사친 오승윤과 나눈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해당 기사는 친구 사이의 수다 콘셉트에 따라 반말로 작성됐습니다).

정희연 기자(이하 정 기자) : 지금도 너를 ‘매직키드 마수리’와 ‘여인천하’(2001) 복성군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아. 소중한 대표작이면서도 어쩌면 넘어야 할 산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

오승윤 : ‘마수리’를 넘으려면 ‘해리포터’를 해야 할 것 같아. 하하하. 넘어야 한다기보다 그 작품은 그대로 가지고 있되 다른 작품에서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마수리’ 이미지는 앞으로도 계속 가져갈 것 같아. 그것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내가 많이 노력해야지. 솔직히 운도 따라줘야 할거야.

정 기자 : 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 있어?

오승윤 : 느와르를 해보고 싶어. 한국 느와르 가운데 안 본 작품이 없을 정도로 좋아해. 가장 최고의 작품은 ‘부당거래’야.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도 있지만 ‘부당거래’가 최고인 것 같아. 황정민 선배가 연기한 최철기 역할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

두근두근…긴장되는 이 순간!


정 기자 : 영화 필모그래피를 보니까 애니메이션 더빙 연기를 많이 했더라.

오승윤 : 4~50편정도 한 것 같아. 어릴 때 매해 네다섯 작품은 꾸준히 했지. ‘곰돌이 푸’ ‘해리포터’ ‘슈렉’ ‘토이 스토리’ 등의 극장판 더빙을 많이 했지. 성우를 하면서 많이 배웠어. 호흡과 딕션 등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됐지. 발음과 발성은 더빙 연기를 하면서 많이 습득했지.

정 기자 : 성인이 된 후에는 한 해에 한 작품 정도인 것 같아. 되게 천천히 가고 있어. 빨리 달릴 법도 한데 말이지.

오승윤 : 20대 초반에는 드라마 ‘근초고왕’ ‘사랑비’ ‘막돼먹은 영애씨’ 등 좋은 작품에서 큰 역할을 많이 맡았어. 그런데 스물넷 즈음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소속사 문제가 생겼어. 크게 주춤했지. 1~2년 정도는 허송세월하면서 보낸 것 같아. 그러면서 연기 생활이 리셋된 것 같아.

이후 내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고, 연기 공부도 많이 했어. 여행도 다녔고. 안 좋은 것일 수 있지만 멀리 볼 때 나에게 좋은 약이지 않았나 싶어. 잠시 멈춰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냈으니까. 많이 잃기도 했지만 ‘내 사람’이 딱 그때 생겼어. 주변을 보는 눈도 생겼고 사회적으로 많이 성장했어.

쭉 뻗은 팔 다리. 시구의 정석!


정 기자 : 다시 차근차근 가고 있구나. 리셋 된 만큼 빨리 채워야 한다는 조급함은 없었어?

오승윤 : 빨리 가고 싶기도 해. 그런데 그렇다고 내 뜻대로 다 되는 건 아니더라. 솔직히 말하면 돈도 빨리 벌고 싶고 미니 시리즈 주인공도 하고 싶지. 하지만 그건 내가 역량을 차근차근 쌓아야 이룰 수 있으니까. 보니까 내 또래 남자 배우가 많지 않더라고.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생각해야 겠다’ 싶더라. 만족까지는 아니지만 지금에 감사해하면서 조급해하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해. 그럼 언젠가 알아주시지 않을까. 할 땐 하고, 놀 땐 놀아야지.

정 기자 : 그래. 재충전의 시간도 중요하지. 놀 땐 놀아야지.

오승윤 : 놀기 위해 일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일하기 위해 노는 것 같기도 해. 놀 땐 일할 때 후회하지 않도록 에너지를 막 쏟아 부어. 일할 때는 또 초 집중! 그러지 않으면 놀 때 마음이 찜찜하니까.

정 기자 : 놀 때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아?

오승윤 : 딱히 신경 쓰지 않아. 그냥 친구들과 모여서 술 마시는데 그게 이상하게 노는 건 아니니까. 포차나 선술집을 좋아해. 최근에 부산에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도 포차에 갔지.

이 비율, 실화냐


정 기자 : 네 SNS를 보면 여행을 참 많이 다니는 것 같아.

오승윤 : 여행을 통해 삶을 많이 즐기려고 해. YOLO(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쉬고 먹고 즐기면서 생각 없이 다니는 즉흥적인 여행을 좋아해. 국내외 가리지 않아. 지난달에는 보름 일정으로 런던 여행을 다녀왔어.

정 기자 : 런던은 혼자 다녀왔어?

오승윤 : 아는 동생이랑. (노)영학이 영학이! 남자 둘이서 다녀왔다고 하니까 다들 안 믿더라고.

나는 여행을 가면 시장과 호텔만 오가는 스타일이야. 관광지도 잘 안 찾아다녀. 조식은 먹어본 적이 없어. 낮 11시에 일어나서 하루에 하나 정도 보면 많이 봤다 싶은데 영학이는 계획적인 스타일이더라고. ‘이번 여행 끝난 후에는 영학이 못 보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좋았어. 영학이 덕분에 관광지를 많이 다녔어. 아쉬운 건 런던에 맛있는 식당이 없었어. 맛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맛이 없어서 힘들었어.

정 기자 : 일상에서 여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승윤 : 20% 정도. 나머지 80%는 일과 연기야. 연기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과 사단도 꾸리려고 하고 있어. 욕심이 많아. 아는 형과 함께 진행 중인데 내 이름을 걸지 않고 하고 있어. 방송 일에 조금이라도 피해가 갈 수 있어서 조심스러워. 아직 배워야 할 것도 않은 나이니까. 웹드라마, 단편 영화, 연극 등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싶어. 재밌어. 아무도 모르지만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어.

다음에는 야구장에서 만나요~


정 기자 :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볼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니.

오승윤 : 놀 줄 아는 배우. 술 먹고 노는 의미가 아니라, 현장에서 맡은 캐릭터가 되어서 놀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 배우는 광대잖아. 잘 놀아야 할 것 같아. 온전히 캐릭터가 되지 않으면 절대 놀 수 없거든. 나 혼자 노는 것도 헛발질 하는 거고.

정 기자 : 하나 더. 어떤 남자가 되고 싶니.

오승윤 : 편한 남자. 방금 그 질문에 여자친구보다 가족이 많이 떠올랐어. 아들도 남자니까. 아들로서 가족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남자가 되고 싶어. 기댈 수도 있는 아들이자 남자가 되고 싶어.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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