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신혜선, 로망요정의 각오 “소처럼 일하겠다”

입력 2018-03-1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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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신혜선, 로망요정의 각오 “소처럼 일하겠다”

종사하는 직업에서 최고 커리어를 갖게 된다면 누구든 뿌듯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연기자들은 어떨까. 어떤 배우는 인생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어떤 배우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배우 신혜선은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 45%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경험했다. 신혜선에게 ‘황금빛 내 인생’이 인생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연기 인생의 방향을 제시한 중요한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당연히 ‘황금빛 내 인생’은 저에게 큰 도움을 준 작품이에요. 저를 알고 계시는 모든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KBS 주말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는하지만 ‘황금빛 내 인생’은 특히나 수치가 높게 나왔잖아요. 과분한 사랑을 받았죠. 그래서 오히려 작품이 끝나고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이 굉장히 커졌어요. 부담스럽지만 열심히, 제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잘 해보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신혜선은 업계에서 캐스팅 1순위로 자리했다. 그는 “(물이 들어왔으니) 열심히 노를 저어야한다. 적어도 1, 2년 소처럼 일을 하겠다. 내 몸이 어디까지 버틸지를 보겠다”며 “할 수 있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를 두고 신데렐라라고 칭하기도하지만 신혜선은 KBS2 ‘학교2013’으로 데뷔한 후 꾸준히 조연, 단역으로 얼굴을 비추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예전에는 더 고용 불안정에 시달렸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고민이 더 늘어나더라고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작품을 해야하는지, 잘 할 수 있는 것 등을 복합적으로 고민해야해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죠. 최대한 빨리 다른 작품으로 나올 수 있게 준비하고 있어요.”

신혜선이 선택한 차기작은 SBS 2부작 특집드라마 ‘사의 찬미’다. 소프라노 윤심덕과 극작가 김우진의 비극적인 사랑과 김우진의 작품 세계를 다룬다. 신혜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으로 분해 이종석(김우진 역)과 호흡한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동문이자 ‘학교2013’에 함께 출연했다.

신혜선은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같은 학교를 다녔는데 이종석이 전학을 갔다. 벌써 13년 전 일이다. 나에게는 배우 이종석의 이미지가 더 크다”며 “나보다 훨씬 경력도 많고 노련한 배우니까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덧붙여 ‘사의 찬미’ 출연은 신혜선의 오랜 로망을 이루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인터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신혜선의 로망’ 에피소드는 그를 성장시키는 착한 원동력이다.

“저는 공상을 할 때가 있어요. 아까도 로망이 있다고 했잖아요. 5년 전에 ‘사의 찬미’라는 작품에 대한 로망을 갖게 됐거든요. 라디오를 듣다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고 한창 감수성이 풍부했던 시절이라 저의 마음을 자극했고 연기자가 된다면 꼭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사의 찬미’ 대본을 받고 그때 감정이 떠올랐었어요. 일정이 빠듯하지만 저만 더 부지런해지만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겠더라고요.”


연애, 로맨스 연기에 대한 로망도 이야기했다. 특히 ‘황금빛 내인생’은 가족 드라마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직진이 대세인 트렌디한 로맨스와는 거리가 있었다. 신혜선은 “어려웠다. 최도경(박시후)과 만나긴하는데 연인이 되는 것도 아니고 관계가 확실하지도 않기 때문이었다. 오죽하면 촬영장에서 ‘오빠! 도대체 우리는 언제 연애하는 거예요’라고 말하기까지 했었다”며 “밀어내는 게 온전히 지안이(신혜선)의 몫이어서 줄타기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이것도 제 로망 중에 하나인데요. (웃음) 오는 거 안 막고 가는 거 안 막고 싶은, 이성관계에 있어 쿨하고 싶은 로망이 있어요. (하하하) 근데 또 한편으로는 나를 너무 사랑해주는 남편을 만나고 싶은 로망도 있죠. 40대가 되기 전 이루고 싶은 부분이에요. 이루지 못하면 말고요. (웃음) SBS ‘동상이몽2’를 봤는데 최수종 선배님이 너무 좋아보이더라고요. 서로를 바라보면서 직진할 수 있는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그는 “연애를 안 한지 오래 됐다. 사실 연애보다는 일이 더 우선이긴 하다”며 “대부분 드라마에 멜로가 있지 않나. 정답은 아니지만 연애 경험이 있는 것과 없는 건 표현력 자체를 다르게 만들더라. 그래서 결론은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연기를 위해서라는 변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직 나를 객관화할 줄 모른다”는 신혜선은 “여러 가지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는 말을 들었다. 고정적인 이미지보다는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며 “영화 ‘베테랑’ 유아인 같은 거만한 악역에 도전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다. 언젠가는 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배우로서의 엉뚱하지만 엄청난(?) 각오를 전했다.

“로망은 저 스스로에게 작은 기적을 만들어주는 일 같아요. 저는 끈기가 있는 편도 아니고 확 끓었다가 확 식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 제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하는 건 연기와 애니메이션이죠. 다른 분야에선 무기력하거든요. (웃음) 막연하게 연예인을 꿈꾸기 전에는 만화가가 되고 싶어 했어요. 3D보다는 2D 애니메이션을 더 좋아하고... 요즘엔 바빠서 덕심이 사그라들진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요. 만화 속 캐릭터야말로 감정이 너무 풍부해서 연기하는 데도 도움을 주더라고요. 표현력이 와~! 절망스러우면 눈에 선이 그어지잖아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연기력이긴 한데 (하하) (제가) 그 정도의 연기를 해낼 수 있을까요.”
사진제공=YNK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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