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성혁 “여장 난생 처음, 여자들 고충 이해돼”

입력 2018-03-17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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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성혁 “여장 난생 처음, 여자들 고충 이해돼”

작품에서 여배우가 남장하는 경우는 많다. 반면 남배우가 여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정극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그 ‘파격’을 시도한 배우가 있다. 배우 성혁이다. 지난 4일 종영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에서 동장군·하선녀 1인 2역을 연기한 성혁은 난생처음 여장에 도전했다. 2014년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문지상 역으로 악녀 연민정(이유리)의 멱살을 잡던 거친 손이 아름다운 여인의 손이 되어 있었다.

“여장은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작품 시작 전부터 캐릭터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직접 여장을 할 줄은 몰랐어요. 한 사람의 몸에 두 영혼이 있다는 설정인데,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대놓게 표현할 줄이야.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나쁘지 않아요. 다들 예쁘다고 해주세요. 촬영장에서도 동장군보다 하선녀를 더 좋아해요. 여배우들도 하선녀에게 더 친밀감을 느껴요. 이상하죠? 정말 민망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웃음)”

여장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하고도 호탕하게 웃는 성혁이다. 하지만 남자에서 여자로 변신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성혁은 “이번에 속눈썹도 붙이고 눈 화장도 하고 여성 속옷도 경험해 봤다. 쉽지 않더라. 남자 배우가 준비하는 시간의 서너 배 이상은 걸리는 것 같다. 전에는 여배우들이 준비시간이 길면 볼멘소리를 하고 했었는데, 이젠 하지 않으려고 한다. 여자들의 고충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혁은 연기는 물론 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대중에게 자신을 알린 ‘왔다! 장보리’ 이후 잠깐의 공백기는 그를 달라지게 했다. 잠깐의 인기에 안주하는 배우가 아닌 내려놓을 줄 아는 배우로, 스스로 자유로울 수 있는 배우로 탈바꿈하게 했다.

“1년 정도 배우 생활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어떻게 하면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생각했죠. 많이 비우려고 했어요. ‘왔다! 장보리’ 때만 해도 감정을 쏟아내는 캐릭터만 할 줄 알았어요. 그런 캐릭터에 욕심이 있었고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더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내려놓는 게 필요했어요. 비워야 했어요. 그 시작이 ‘싱글 와이프’에요. 힘을 주고 빼는 요령을 배운 것 같아요. 제 안에 찬 욕심을 버릴 수 있었어요. ‘화유기’처럼 쉽지 않은 캐릭터도 흔쾌히 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그거예요. 이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성혁은 겉멋을 벗어 던지고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작이 중요할 터. 그의 올해 목표는 ‘열일’이다.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까 고민을 해요. 아직 사랑이나 결혼보다는 일이 제게 중요한 만큼 일하고 싶어요. 그게 제게 더 행복한 삶 같아요. 2018년에는 ‘열일’하고 싶어요. 그리고 연기 잘하는 배우보다 좋은 사람, 좋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연기는 기술적인 부분이지만, ‘좋다’는 것은 그 이상을 의미하니까요.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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