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시속 162km…알파인스키 활강 ‘스피드 금메달’

입력 2018-02-2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미국의 야후스포츠 조사에 따르면 동계스포츠의 많은 종목 가운데 알파인 스키의 활강~4인승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사진 왼쪽부터) 순으로 스피드가 빨랐다. 스키의 활강은 최고시속 160km를 넘고 평균 140km로 1위를 차지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3년 월드컵 클라레 161.9km가 최고
봅슬레이 4인승은 비공식 152.9km 기록
루지, 사망사고 이후 속도 135km로 제한
스켈레톤은 순간 최고속도 130km에 달해

스포츠의 치명적인 매력 중 하나는 ‘속도’다.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만으로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스피드와 종목의 인기가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승패가 갈리는 극강의 속도전쟁은 전율에 가까운 짜릿함을 선사해준다. 물론 선수에게는 공포가 될 수 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설상(눈 위)과 빙상(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종목은 무엇일까. 미국의 야후스포츠가 20일 동계종목의 속도를 비교했다. 기사에 따르면, 최고 스피드 종목은 알파인 스키(활강)다. 썰매를 타고 경쟁하는 종목, 즉 봅슬레이와 루지, 스켈레톤이 뒤를 이었다.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사람과 장비가 함께 움직이는 속도를 비교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속 170km를 웃도는 아이스하키 퍽의 속도는 제외됐다.

알파인은 스키의 기본이 되는 종목이다.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는 속도로 우열을 가린다. 활강과 슈퍼대회전, 대회전, 회전, 복합으로 나뉘는데, 그 중에서도 기문이 없이 곧장 내려오는 활강의 속도가 압권이다. 스피드의 경연장이라고 보면 된다.

활강은 통상적으로 시속 140km 전후로 찍힌다. 현재까지 최고기록은 2013년 스위스 벵겐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요한 클라레(프랑스)가 기록한 시속 100.6마일(161.9km)이다. 썰매종목에서 100마일을 넘었다는 기록이 없어 활강이 최고로 꼽히는 것이다.

봅슬레이는 루지와 비슷한 스피드지만 무게가 많이 나가면 나갈수록, 속도가 빨라진다는 물리학의 법칙에 따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썰매종목 중에서는 봅슬레이(4인승)의 속도를 최고로 친다. 일반적으로 루지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두 종목 모두 비슷한 속도다. 다만 썰매종목 중 4명이 한 팀을 이루는 건 봅슬레이가 유일하고, 같은 트랙이라면 무게가 많이 나가면 나갈수록, 속도가 빨라진다는 건 당연한 이치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봅슬레이의 최고 기록은 시속 125마일(시속 201km)로 전해지고 있지만 실제로 누가, 언제, 어디서 이 같은 기록을 작성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전설처럼 내려오는 소문일 뿐이다. 야후스포츠는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시속 95마일(시속 152.9km)을 기록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것도 공식 기록은 아니다.

루지는 2010년 벤쿠버 올림픽의 사고 이후 속도 상한선을 135㎞ 안팎으로 제한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늘을 바라보고 눕는 루지는 언뜻 보면 쉽고 편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정면을 볼 수 없다는 건 공포이자 위험이다. 주체할 수 없는 엄청난 속도 탓에 사망사고도 일어났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훈련 중이던 조지아의 노다르 쿠마리타시빌리가 곡선코스에서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썰매에서 튕겨져 나와 개막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목숨을 잃었다.

사고 이후 국제루지연맹은 속도 상한선을 135 km 안팎으로 제한했고, 2014년 소치올림픽 때부터 이 기준이 적용됐다.

스켈레톤의 순간 최고속도는 130km 내외다. 아이언맨 마스크를 쓴 윤성빈이 얼음 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윤성빈의 금메달로 우리에게 친숙한 스켈레톤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순간 최고 속도는 130km 내외다. 썰매는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가속이 붙기 때문에 무게 규정이 엄격한데, 썰매와 선수의 체중을 합한 최대 중량이 남자는 115kg, 여자는 92kg을 넘을 수 없다. 윤성빈은 2차 시기에서 시속 129.3km를 기록했다.

야후스포츠가 매긴 동계스포츠종목의 스피드 랭킹은 1위 알파인 스키(활강), 2위 봅슬레이(4 인승), 3위 루지, 4위 스켈레톤, 5위 스노보드(평행대회전), 6위 스키점프, 7위 프리스타일스키, 8위 스피드스케이팅(장거리), 9위 아이스하키, 10위 피겨스케이팅 등이다.

하지만 위의 속도와 순위가 절대적인 건 아니다.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동계종목은 경기 당일의 트랙 상태나 기온, 바람 등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