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최악의 스캔들 된 女팀추월

입력 2018-02-21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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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팀추월 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해외 주요 언론들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난맥상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아직 진실이 가려지지 않았지만 관련 내용과 함께 문제의 경기 영상도 보도됐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이 저지른 최악의 스캔들로 비화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전국단위 일간지인 USA투데이는 21일(한국시간), 지난 19일 김보름(25·강원도청), 박지우(20·한국체대)와 노선영(29·콜핑팀)의 여자 팀추월 경기를 ‘따돌림 스캔들’로 소개하며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박탈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도 ‘노선영은 김보름과 박지우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4초가 지나서야 레이스를 마칠 수 있었다. 김보름은 인터뷰에서 같은 팀 선수의 경기 성적을 비난했다. 또한 울고 있는 노선영을 아무 말 없이 지나쳤다’고 전했다. 이 밖에 뉴욕포스트 등 많은 외신들이 ‘올림픽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 ‘따돌림’등의 표현과 함께 한국 언론을 인용해 팀추월 사건을 보도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김보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해외 언론이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정신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경기 장면 때문이다. 또한 파벌, 차별, 진실공방이 이어지며 이번 사태를 더 주목하고 있다. 21일 강원도 평창 메인프렌스센터에서도 외신들은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동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다. IOC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이 사안은 대한빙상연맹 혹은 대한체육회가 조사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여자 팀추월 스캔들은 경기 과정에서의 작전 실패였는지 아니면 의도된 차별 내지는 감정싸움이 경기 중에 표출된 것인지 여전히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여부에 따라 진실을 왜곡한 쪽은 도덕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가장 큰 핵심은 노선영이 스스로 세 명 중 가장 뒤에서 레이스를 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 것의 진실 거짓 여부다. 스피드스케이팅 백철기 감독은 “노선영이 원해서 마지막 자리에 넣었다”고 했지만 노선영은 “경기 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는 말로 백 감독의 말을 부인했다. 백 감독은 다시 “(노선영의 말을) 혼자 들은 것이 아니다”고 재반박하기에 이르렀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노선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노선영은 빙상연맹의 행정착오로 당초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을 때 협회를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과거 암 투병 중에도 올림픽출전을 위해 훈련하다 세상을 떠난 친동생 고 노진규에 대한 비통함을 담아 그동안 빙상연맹에 날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동료인 김보름, 박지우와 함께 훈련을 하지 못했다고 공개한 것도 노선영이다.

일련의 과정 탓에 빙상계의 고질병이었던 차별과 파벌 싸움이 재거론되고 있다. 전명규 현 빙상연맹 부회장과 그의 반대 세력이 벌이는 고질적인 파벌 싸움의 악령이 이번 여자 팀추월팀의 추문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강릉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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