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의 또 다른 역사를 향해…배추밭 스노보더 이상호 출격

입력 2018-02-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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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스노보드대표 이상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강원도 배추밭에서 보드를 타며 올림픽의 꿈을 키운 한 청년이 있다. 이제 그는 고향 땅 위에 세워진 정식 올림픽 스노보드 경기장에서 꿈의 질주를 펼친다. 배추밭 스노보더 이상호(23·한국체대)가 드디어 2018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 출전한다.

이상호는 24일 평창 휘닉스파크 스노 경기장에서 열리는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예선·결선에 나선다. 당초 22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강풍 예보로 스케줄이 조정됐다.

스키종목은 한국이 반세기 넘게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종목이다. 과거 임경순(알파인스키)과 김하윤(크로스컨트리)이 1960스쿼밸리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이래 단 한명도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대한스키협회는 50년 넘게 정복되지 않고 있는 스키 종목의 메달리스트 발굴을 위해 이번 올림픽 전 파격적인 포상금을 내걸었다. 금메달 3억원~은메달 2억원~동메달 1억원의 포상금을 내걸어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었다. 그러나 대회가 종반으로 치닫는 현 상황에서도 여전히 메달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있어보였던 모굴 스키의 최재우(24·한국체대)가 2차 결선에서 넘어져 탈락하면서 불씨가 작아진 형세다.

이 때문에 대회 막판에 출격하는 이상호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상호는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노보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2관왕에 올랐다. 올림픽을 앞둔 시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고향에서 열리는 무대인만큼 홈 이점을 충분히 살린다는 의지다. 이상호가 출전하는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알파인스키처럼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32명이 예선을 치러 16위까지 결선에 진출하며, 결선은 16강 토너먼트로 진행돼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강릉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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