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기억되는 역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명장면

입력 2018-02-22 1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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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사상 최초 금메달의 주인공 김기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쇼트트랙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듬직한 ‘효자 종목’이다. 2014소치동계올림픽까지 21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종합 42개의 메달을 안겨준 쇼트트랙은 하계올림픽에서 위세를 떨치는 양궁(금메달23개·은메달9개·동메달7개)보다 더 빛나는 성과를 올렸다. 더불어 쇼트트랙은 안방에서 열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금빛질주를 이어가며 국민들의 자부심을 드높이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을 추억하는 이들에게 쇼트트랙이 그려낸 명승부가 두고두고 회자되는 이유다.

1992알베르빌동계올림픽 남자 1000m에서 김기훈이 한국 쇼트트랙 사상 최초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는 한국이 동계올림픽에 출전한지 무려 44년 만에 따낸 첫 메달이기도 했다. 이준호와 함께 결승에 오른 김기훈은 마지막 주자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두 번째 바퀴 막판부터 속도를 높이더니 곧바로 선두를 차지했고, 여유 있게 인코스를 지키며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준호는 3위를 기록했다. 김기훈은 당시 5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최초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선수 시절 김동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998나가노동계올림픽에선 남자 1000m 김동성의 재치가 돋보였다. 중국 리지아준, 캐나다 베다드 등의 강호와 함께 결승에 오른 김동성은 결승선을 눈앞에 둔 시점까지 선두 리지아준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듯 했지만,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오른발 날을 번쩍 내밀어 역전 금메달을 따냈다. ‘신의 한 발’이란 신기술을 선보인 김동성은 1분32초375를 기록하며 리지아준보다 고작 0.053초를 앞섰다. 이 대회 여자 1000m에서는 전이경이 피니시 라인에서 넘어지는 와중에도 오른발을 내밀어 역전승을 거뒀다. 전이경은 1분42초776을 기록했고, 1분43초343에 들어온 중국 양양은 2위로 밀려났다.

토리노 올림픽 당시 안현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에선 안현수(빅토르 안)가 ‘역전의 명수’로서의 기량을 뽐냈다. 에이스 역할을 책임졌던 안현수는 계주의 마지막 주자였다. 두 바퀴를 남겨두고 캐나다에 다소 뒤진 채로 레이스를 이어받은 안현수는 폭발적인 속력으로 캐나다와의 간격을 좁혔고, 아웃코스를 택해 추월에까지 성공하며 여유롭게 선두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국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역전승을 이끈 안현수는 1000m·1500m 금메달과 함께 이 대회 3관왕에 등극했다.

지난 소치 올림픽 여자 3000m계주 경기 당시 심석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4소치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선 막내 심석희가 큰 공을 세웠다. 한국, 중국, 캐나다, 이탈리아가 결승에 진출한 가운데 박승희~조해리~김아랑~심석희가 합을 맞췄다. 한국은 초반부터 중국과 치열한 선두싸움을 벌였고, 두 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박승희가 중국과의 간격이 다소 벌어진 채로 심석희에게 두 번째 자리를 넘겨주었다. 마지막 주자였던 심석희는 피니시 라인까지 반 바퀴를 앞둔 상황에서 아웃코스로 중국을 추월하며 단번에 순위를 뒤집었다. 여자 대표팀이 계주에서 따낸 역대 다섯 번째 금메달이었다. 당시에도 중국은 한국의 진로를 방해해 실격 처리됐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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