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만 6개월…평창 개회식 빛낸 ‘눈의 여왕’

입력 2018-02-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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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 피켓요원의 의상은 ‘겨울왕국’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분위기로 예술성이 돋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선수단 맨 앞에 선 피켓요원 강렬한 인상
금기숙 의상 감독 “무조건 예쁘게” 초점


동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눈의 여왕’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였다. ‘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이른바 피켓요원을 통해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폐막식에는 또 어떤 의상이 감동과 메시지를 전해줄지 관심이지만 아직도 전 세계인들의 기억 속에는 개막식에서 각 선수단 맨 앞에 선 피켓요원들이 아로새겨져 있다. 유명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보다 더 동화 속 요정 같았던 피켓요원들의 의상이 그만큼 강렬했다. 피켓요원들의 의상은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금기숙 교수 손에서 탄생했다. 올림픽 개·폐막식 의상감독인 금 교수는 3년 전 올림픽조직위원회의 의뢰를 받고 준비해왔다.

금 교수의 1차 목표는 한국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예술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전통의상인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면서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의상을 만들자는 생각도 잊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무조건 예뻐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겨울에 열리는 스포츠대회라는 점에서 ‘얼음공주’ ‘눈의 여왕’ 등의 이미지를 형상화했고, 이로 인해 피켓요원들의 외형적 모습도 중요한 요건 중 하나였다. 요원들은 주로 항공승무원을 준비하는 대학생이나 모델들로 구성됐다.

총 92개국의 피켓을 들고 등장하는 요원들의 의상 디자인만 6개월이 넘게 걸렸다. 언뜻 보기에 모두 비슷한 것 같아도 나라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흰색 드레스는 한복 위에 덧입는 두루마기를 변형시켰다. 그 위로 반짝이는 구슬을 끼운 흰색 철사를 엮어 장식했다. 흰색 철사와 구슬은 눈꽃과 얼음의 느낌을 살리는 데 충분했다. 무엇보다 철사와 구슬로 각 나라 선수들의 ‘열정’과 스포츠로 하나되는 ‘인연’이라는 의미까지 살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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