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한일전’ 女컬링, 복수혈전 통해 결승행 확정 짓는다

입력 2018-02-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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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여자 국가대표팀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킬러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팀 스킵(주장) ‘안경선배’ 김은정은 어떤 상황에 몰려도 흔들리지 않는 ‘언니 리더십’으로 신선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김은정이 경기 중 항상 외치는 동료이름인 “영미!”는 이번 대회 최고 유행어로 떠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평창동계올림픽 돌풍의 주역인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을 만난다. 조별예선에서 당한 불의의 일격을 만회하고, 결승행을 확정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은정(28)-김경애(24)-김영미(27)-김선영(25)-김초희(22·이상 경북체육회)로 구성된 ‘팀 김’은 23일 오후 8시5분 강릉 컬링센터에서 예선 4위(5승4패)를 기록한 일본과 준결승전을 벌인다. 대표팀은 토너먼트 승부가 열리기 전인 풀리그 예선에서 8승1패의 눈부신 성적으로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지었다.

올림픽 컬링은 예선에 참가한 10개 팀 중 상위 4개 팀이 예선 다음 단계인 준결승전에 진출한다. 1위-4위, 2위-3위가 맞붙는 규정에 따라 대표팀의 상대는 4강행 막차를 탄 일본으로 결정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의 국제컬링연맹 기준 세계랭킹은 6위다. 8위에 자리한 한국 대표팀과 큰 차이는 없다. 대표팀이 예선에서 승리를 거둔 세계랭킹 1~5위(캐나다~스위스~OAR~영국~스웨덴)와 비교하면 전력이 한참 떨어지는 팀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번 올림픽 조별예선에서 유일하게 한국에 패배를 안긴 팀이다. ‘팀 김’은 지난 15일에 열린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일본에 5-7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중반까지 앞서가며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으나 후반에 연달아 실수를 범해 최종 점수가 뒤집혔다.

한국은 예선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와신상담’의 의지가 강하다. 유일한 예선 오점을 남긴 일본을 상대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과의 만남은 가히 ‘운명의 맞대결’이라 표현할 수 있다.

기세 면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훨씬 더 유리하다. 압도적인 홈팬들의 응원과 예선 1위를 차지했다는 자신감은 큰 힘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한국 대표팀은 일본에게 예선 첫 패를 당한 뒤 내리 7연승을 달렸다. 세계의 숱한 강호들을 연달아 쓰러뜨리며 여러 외신으로부터 ‘평창올림픽의 깜짝 스타들’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승패 향방은 역시 전체적인 경기 운영을 맡고 있는 스킵(주장)의 두뇌 대결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한국은 탁월한 샷 감각과 팀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김은정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팀의 맏언니이기도 한 김은정은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분석력과 스톤의 라인을 정교하게 예측하는 관찰력으로 한국의 대약진을 이끌고 있다. 일본의 스킵인 후지사와 사츠키(27)는 차분한 태도와 작은 목소리로 김은정과는 대조적인 리더십을 보이는 선수다. 흔히 말하는 ‘조용한 강자’ 스타일로 뒤에서 선수들을 이끌며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스웨덴과 영국의 준결승전 승리 팀과 대회 폐막일인 25일 결승전을 치른다. 동메달결정전인 3-4위전은 하루 전인 24일에 열린다.

강릉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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