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속 대신 안정감’ 이용 감독이 밝힌 봅슬레이 4인승 신화의 비밀

입력 2018-02-27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썰매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한 개씩을 따냈다. 남자 스켈레톤 윤성빈(24·강원도청)이 16일 금메달을 따내며 빙상을 제외한 종목에서 처음 메달을 목에 거는 신화를 썼고, 원윤종(33)-김동현(31)-전정린(29·이상 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연맹)는 폐막일인 25일 남자 봅슬레이 4인승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트리고 은메달을 따냈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봅슬레이 4인승 메달은 부담에서 벗어나 조용히 칼을 갈았던 결과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등의 썰매 종목에서 가장 강조하는 요소가 바로 스타트다. 특히 홈 트랙의 이점을 안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코스 이해도가 높은 만큼 주행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가정하고, 스타트 강화에 치중하는 것이다. 실제로 평창 대회에 나선 나선 한국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이 대회 직전까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한 이유도 주행보다 스타트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인 26일 선수단 해단식을 앞두고 강릉선수촌에서 만난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총감독도 “2인승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이 4인승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그간의 여정을 돌아봤다. 기술적인 부분을 묻자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여기에는 4인승 대표팀의 4차시기 당시 스타트 기록(4초93)에 대한 비밀이 숨어있었다. 이는 전체 11위를 차지한 캐나다(4초90)의 스타트 기록보다도 느리다. 스타트가 생명인 썰매종목의 특성을 고려하면, 어떻게 이를 극복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질 법하다.

이 감독은 “1번 코너에 주목해 타이밍을 조정했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과 연구하며 언제 타는 게 가장 적절한지를 고민했다. 구간속도기도 설치했다. 연습 결과 4.87~4.88초에 스타트를 끊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냈다”며 “무리한 감속보다는 스타트 기록을 줄이되 감속 없이 안정적으로 타는 전략이었다. 스타트가 빨라도 감속을 하면서 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초반에 1위와 격차가 있었지만, 주행을 거듭할수록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홈 트랙의 장점은 기록 향상보다 실수를 줄이는 데 있다”고 밝혔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