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볼넷대왕’ 리즈, 마무리 방빼!

입력 2012-04-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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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스포츠동아DB

김기태감독 ‘판단 미스’로 끝난 소방수 카드

제구력 흔들려 잇단 패전…뒷문 구멍
김기태 감독 “잘못된 판단…1군 제외”
2군서 투구수 늘린 후 선발 전환키로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바꾸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LG 김기태 감독이 ‘불안한 마무리’ 레다메스 리즈의 선발 복귀를 결정했다. 김 감독은 27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리즈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앞으로 2군에서 점차 투구수를 늘려나간 뒤 선발로 1군에 복귀할 것”이라며 “1군 마무리는 당분간 기존 불펜 선수들을 상황에 따라 맞춰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패착’으로 끝난 승부수

김기태 감독이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리즈 마무리 기용 방침을 천명했을 때 ‘모험수’란 평가가 나왔다. 빠른 볼이란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제구 불안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김 감독이 리즈 마무리 카드를 꺼내든 것은 팀 분위기와 마운드 상황을 고려한 ‘고육지책’이었다. 7일 삼성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퍼펙트 마무리’로 산뜻하게 출발한 리즈는 그러나 연거푸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7일 삼성전 외 4세이브를 거두는 동안에도 매끄럽지 못했고, 13일 잠실 KIA전과 26일 잠실 넥센전에선 각각 4연속 볼넷, 3연속 볼넷을 내주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7경기에서 5세이브를 거뒀지만 2패에 방어율은 무려 13.50이었다.


○잘못된 판단은 바로잡는 게 순리

리즈는 26일 경기 직후 극도의 심적 부담감을 토로했고, 코칭스태프는 회의를 통해 그의 2군행을 최종 결정했다. 사직 원정에 동행한 리즈는 29일 오전 경산으로 이동해 삼성과의 2군 경기에 등판해 50∼60개의 볼을 던질 예정이다. 선발에 필요한 투구수가 확보되고, 구위가 회복되면 1군에 복귀해 선발진에 가세한다. 리즈는 스프링캠프 동안 선발로 몸을 만든 상태이기 때문에 선발 전환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구단 안팎에선 ‘리즈의 보직 전환이 어차피 맞을 매였다면 빨리 맞는 게 오히려 나을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김기태 감독 역시 “내 판단이 잘못됐다”며 “잘못된 것은 바로 잡는 게 순리”라고 털어놓았다. LG는 잇단 전력누수 탓에 ‘꼴찌 후보 1순위’라는 평가 속에서 시즌 개막을 맞았다. 그러나 김 감독의 뚝심과 선수단의 단결된 힘으로 27일까지 단 한번도 승률 5할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선전 중이다. ‘리즈 마무리 카드’는 실패로 끝났지만 LG 입장에선 희망을 갖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LG 고참급 모 선수는 “리즈 보직 전환 같은 일은 야구를 하다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선수들이 또 한번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히려 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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