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김병현 야성찾기’ 김성갑의 실험 약발

입력 2012-09-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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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병현(왼쪽 끝)이 20일 목동 롯데전 6회초를 마치고 동료들의 환영 속에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병현은 50일 만의 선발 복귀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목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한계투구수 없다…네 맘대로 던져”
50일만에 깜짝선발 6이닝 5K 1실점
4사구 제로·5K…공격본능도 부활
86일만에 3승…넥센에 3연승 선물


넥센 김성갑 감독대행은 20일 목동 롯데전을 앞두고 의미 있는 ‘실험’을 선언했다. 김 대행은 선발 김병현(33)의 한계투구수를 “무제한”이라고 밝혔다. 그만 던지겠다고 할 때까지는 마운드에 세우겠다는 얘기였다. 몇 실점을 하든, 이닝이 어찌됐든, 120구 넘게까지 두겠다는 의도였다.

사실상 2013년을 준비하는 모드로 전환한 넥센에서 김병현은 빠뜨릴 수 없는 선발 자원이다. 20일 롯데전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김병현에게 내맡기는 것은 그만큼 2013시즌 김병현의 부활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전임 김시진 감독은 김병현을 선발로 키우려다가 미완으로 끝났다. 2군에 보내기도 했고, 불펜으로 전환시켜 단계적 상승도 시도했다. 그러다 그 유산을 물려받은 김 대행은 아예 처음부터 김병현은 선발로서 강하게 키우기로 작심한 것이다. 김영민, 장효훈 등 김병현의 대체 선발들이 실패하자 그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김병현은 이로써 8월 1일 문학 SK전(3이닝 4실점) 이후 50일 만에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종전까지 그의 선발등판 성적은 9경기 40.2이닝에서 2승5패, 방어율 6.64였다. 불펜등판 성적(7경기·1패·방어율 2.84)보다 훨씬 저조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복귀전에서 한국무대 데뷔 후 최고의 역투로 내년 시즌 선발진 합류 희망을 키웠다. 6이닝까지 당초 예정보다 적은 87구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7안타를 맞으면서도 4사구는 1개도 내주지 않았다. 최고 시속 147km의 직구를 앞세워 삼진도 5개를 잡아 ‘핵잠수함’만의 공격성까지 되살아난 모습이었다.

불펜진의 효과적 계투로 6월 26일 목동 두산전 이후 86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3승6패). 또 김 대행에게는 3연승을 선사했다. KIA가 1위 삼성에 패함에 따라 넥센이 5위로 올라서는 승리이기도 했다.

2위 싸움에 애가 타는 롯데, 그것도 에이스 유먼을 격침시키며 개인 4연패에서 탈출한 김병현은 “원래 120개 던지기로 돼 있었는데 번트 수비를 하다가 발목을 삐끗해 감독님과 상의해 내려왔다”며 “구속이 좀 올랐는데 생각을 많이 했었다. 점수를 매기면 100점 만점에 85점 정도 같다”고 밝혔다.

목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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