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후유증 무서워…” 구단들 차출 기싸움

입력 2012-1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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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대표팀 선수들 그해 시즌 부진
오승환 방어율 4.83·장원삼 5.54 추락
김시진 감독 “대회 피로감 심리적 영향”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수구성을 놓고 수면 아래서 각 팀들은 기싸움을 하고 있다. 그 배경은 대표팀에 뽑힌 팀의 주축 선수가 WBC에서 뛰고 난 뒤 2013시즌 어떤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있다. 2009시즌 중 크게 말이 오갔던 투수들의 ‘WBC 후유증’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과연 WBC 후유증은 있을까.

2009년 WBC에서 한국은 준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다. 프로야구가 2012시즌 70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연 배경에는 연이은 국제대회의 선전이 있었고, 유일하게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서는 WBC가 그 중심에 있다.

그러나 2009년 대회에 참가한 투수들 중 상당수가 곧이어진 시즌에서 2008년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삼성 오승환은 2008년 1승1패39세이브, 방어율 1.40을 기록했지만 2009년에는 2승2패19세이브, 방어율 4.83으로 부진했다. 어깨 통증이 가장 큰 문제였다. 당시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투수 장원삼은 2008년 12승8패, 방어율 2.85에서 2009년 4승8패, 방어율 5.54로 추락했다. 대표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류현진(당시 한화), 윤석민(KIA), 김광현(SK)도 모두 승수가 낮아지고 방어율은 올랐다.

그러나 당시 야쿠르트 소속이던 임창용은 오히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세이브 숫자는 33세이브에서 28세이브로 줄었지만, 방어율은 3.00에서 2.05로 낮아지며 일본에서도 특급 소방수 반열에 올랐다.

2009년 WBC에서 장원삼을 곁에서 지켜봤던 김시진 현 롯데 감독은 “투수가 한 달 일찍 실전경기에서 공을 던지는 것은 분명 다른 해와 준비과정부터 다르다. 그러나 더 큰 영향은 심리적 측면에 있는 것 같았다. WBC 결승전까지 치르면서 벌써 한 시즌을 끝낸 것 같은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속팀에서 준비하던 과정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시 대표팀 내부에선 ‘일부 팀 투수들은 정상적인 캠프보다 더 느린 페이스로 훈련하다 대표팀에 왔다’는 비판이 나왔다. 소속팀에서 느슨하게 훈련하다 대표팀에 합류해 강도 높은 실전을 치르다보니 후유증을 겪었다는 얘기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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