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잔디는 괴로워…서울은 장마·제주는 폭염에 몸살

입력 2013-08-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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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 잔디 비상령이 발동됐다.

FC서울이 홈구장으로 쓰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A매치가 자주 열리는 한국축구 성지답게 늘 최상의 그라운드 컨디션을 유지한다. 그러나 7월31일 서울-제주 유나이티드의 20라운드가 벌어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는 많이 망가져 있었다. 특별한 공연 등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최근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장마 때문이다. 신선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경기를 앞두고 대형 선풍기를 동원하는 등 애를 써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특히 본부석 맞은 편 부근과 골문 앞 잔디가 흉하게 벗겨져 있었다.

원정 팀 제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은 14개 구단 중 홈구장 잔디 관리를 잘한 것으로 인정받아 프로연맹으로부터 올 6월 그린 스타디움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역시 폭염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제주 박경훈 감독은 “우리도 나름 잔디에 대해서는 자부심이 있는데 안 좋다”고 입맛을 다셨다.

서울과 제주 모두 짧은 패스 플레이를 펼친다. 잔디가 안 좋으면 다른 팀에 비해 경기력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양 팀 사령탑 모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경기 전 만난 서울 최용수 감독은 “사실 구리(서울 훈련장)도 상태가 별로다. 미리 적응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 하겠다”고 웃음 지었다. 박 감독 역시 “경기장에 도착해 아직 잔디를 보지 않았지만 어떤 상태일지 뻔히 알고 있다. 선수들도 예상하고 잘 대비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킥오프 후 실제 경기에서는 어땠을까.

서울과 제주 모두 기본기와 기술이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 도드라질 정도로 애를 먹지는 않았다. 하지만 잔디가 안 좋은 지역에서는 아무래도 볼 컨트롤이 어려운 듯했다. 또한 골문 앞에서도 불규칙한 바운드 때문에 타이밍을 잡지 못해 부정확한 슛을 몇 차례 날려 아쉬움을 자아냈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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