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홈런7개로 1위 찜찜하지만…

입력 2013-08-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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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은 팀 내 타격 전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과 1999년 이병규(LG), 오직 둘 만이 만들어낸 희귀한 기록이다. 스포츠동아DB

■ 손아섭 팀 타격전관왕 도전 ‘빛과 그림자’

올해 도루 벌써 30개·출루율도 4할대
홈런·장타율 1위엔 본인 스스로 의외


거포들 빠진 롯데 약한 타선 현실 반영

롯데 손아섭(25)이 이대호(오릭스)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손아섭은 19일까지 롯데가 9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타율(0.348), 최다안타(128), 홈런(7), 타점(50), 득점(60), 장타율(0.467), 출루율(0.422), 도루(30) 등 공격 8개 부문에서 전부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앞서 이대호가 롯데 시절인 2010년 ‘타격 7관왕’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지만 도루만큼은 아니었다. 손아섭은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1994년 이종범과 1999년 이병규, 단 두 번밖에 나오지 않은 역사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 팀 타격 전광왕 ‘만능선수’ 보증수표

손아섭의 롤 모델은 추신수(신시내티)다. 필드 바깥에서 추신수처럼 야구에만 몰입하는 선수가 되고 싶고, 필드 안에서도 ‘5툴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 팀 내 공격 전 부문 1위는 ‘만능선수’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자신의 경쟁우위인 타율(전체 2위)과 최다안타(전체 1위)는 올 시즌에도 타이틀을 노릴만한 페이스다. 여기에 업그레이드된 것이 도루 능력이다. 2011년의 13도루가 최다였는데 벌써 30개(전체 3위)를 해냈다. 손아섭은 “도루 성공 자체보다도 실패율이 적은 것이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또 하나 향상된 지표가 출루율이다. 데뷔 이래 최초로 4할대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출루가 많다보니 득점과 도루가 자연스레 증가했다. 타점도 3번 타순에 고정되다보니 많아졌다. 더군다나 손아섭 다음에 나올 4번 타자가 자주 바뀌다보니 팀 내 타점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 기록 사냥의 빛과 그림자

그러나 홈런과 장타율 1위는 손아섭 스스로도 의외라고 생각한다. 홈런은 7개인데 강민호와 공동 1위다. 장타율은 여유 있는 팀 1위이지만 홈런이 팀 전 부문 타격 1위의 최대 난관이라고 볼 수 있다.

손아섭은 “나도 얼마 전에야 이 기록을 알았다. 솔직히 욕심난다. 전부 1위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홈런 숫자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스스로가 마음에 걸려 한다. “팀 1위를 하더라도 최소 10개 이상은 쳐내야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신의 팀 내 타격 전 부문 독식이 이대호, 가르시아, 홍성흔, 김주찬 등의 이탈로 발생한 롯데 타선의 약세를 드러내는 현실이라는 것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롯데의 확고부동한 MVP 타자로 자리매김한 손아섭이지만 ‘약한 팀 타선 덕분에 전 부문 1위가 됐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그래서 누구보다 롯데의 4강이 절실한 손아섭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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