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와 체력…하반기 ‘여왕의 조건’

입력 2013-08-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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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샷을 하고 있는 ‘골프여왕’ 김하늘. KLPGA투어는 하반기에 고질적인 슬로플레이를 퇴출시키기로 하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참가 선수들은 빨라지는 플레이에 적응하는 한편 대회가 4개나 열리는 4라운드에서 체력과의 전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KLPGA

■ KLPGA 투어 두 가지 새로운 변수

18홀 6시간 걸리던 경기 속도 내기로
선수들 자발적 참여 유도…효과 뚜렷

남은 10개 대회 중 4라운드 대회 4개
재충전 시간 부족…체력 안배가 관건


‘여왕’ 김하늘(25·KT)의 부활은 단박에 여자골프의 판도 변화를 몰고 왔다. 상금왕 등 타이틀 경쟁도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게 됐다.

몇 가지 변수가 등장했다. 누가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따라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 느림보 퇴출, “속도전으로!”

KLPGA 투어가 하반기 새로운 칼을 꺼내들었다. 슬로 플레이를 퇴출시키고 경기를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KLPGA 투어의 슬로 플레이는 오래된 문제로 지적받았다. 18홀 경기가 평균 6시간 가까이 걸리는 탓에 해외에서 뛰다 국내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은 혀를 내둘렀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경기 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다. 현행대로 108명의 선수가 1번홀과 10번홀로 나누어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우선 선수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스스로 경기 시간을 단축해 진행 속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결과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22일부터 열린 MBN-김영주골프 여자오픈의 경기 시간은 1시간 가까이 단축됐다. 빠른 경기 진행에 익숙해야 성적을 낼 수 있게 됐다.

긴 경기 시간은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많다. 체력 소모가 많아지고 그로 인해 경기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당연히 경기력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게다가 무더위가 이어지면 탈수증상까지 겹치게 돼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다.

하반기 새로 부임한 김송률 경기위원장은 “현재는 1·2라운드의 경기가 5시간 이상 걸리는 구조였다. 이런 진행 방식 탓에 선수들도 느긋하게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하반기를 앞두고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빠른 경기 진행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선수들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느림보 골퍼가 발붙일 곳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 4라운드 대회 늘어 체력 부담

KLPGA 투어는 앞으로 10개 대회를 남겨두고 있다. 이 가운데 4라운드 대회가 4개나 된다. 9월에만 2개 대회가 연속해서 4라운드로 열린다. 9월 5일부터 시작하는 한화금융클래식과 12일 개막하는 메트라이프 KLPGA 챔피언십은 나흘씩 진행된다.

4라운드 대회는 3라운드에 비해 훨씬 더 체력 소모가 크다. 대회전 연습라운드, 프로암 그리고 공식대회까지 나설 경우 일주일에 5∼6번 라운드 해야 한다. 2주 동안 이어질 경우 최소 10회 이상의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경기가 끝나도 다음 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고 바닥난 체력을 보충할 재충전의 시간이 부족하다. 즉 체력이 성적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김하늘은 “4라운드 대회가 많아지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커졌다. 쉬는 기간 틈틈이 체력훈련을 하며 준비해야할 것 같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이 좋은 선수에게 유리할 전망이다”라고 전략을 세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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