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vs 펠라이니 월드컵 꺽다리 전쟁

입력 2013-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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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스포츠동아DB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 제공권 대결 관심

11월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홍명보호와 원정 A매치(2-1 한국 승)를 마친 스위스 베테랑 수비수 필립 센데로스(28·풀럼)는 한국대표팀 스태프에게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저 선수 대체 누구냐? 어디서 뛰느냐?”

센데로스가 가리킨 이는 공격수 김신욱(25·울산 현대)이다. 공식 프로필상 신장(196cm)보다 1.5cm가 더 큰 김신욱과 센데로스(189cm)는 37분 동안 쉼 없이 부딪혔다. 이날 선발 출격한 김신욱은 후반 37분 윤일록(FC서울)과 교체됐고, 센데로스는 후반 시작과 함께 폰 베르겐 대신 투입됐다. 김신욱은 골맛을 보지 못했지만 출중한 플레이로 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감탄한 센데로스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유럽에서도 통한다. 엄청난 공격수다. 한국판 펠라이니를 본 느낌이다.”

마루앙 펠라이니(26)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이다. 국적은 벨기에.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은 벨기에와 함께 H조에 포함됐다. 김신욱처럼 펠라이니도 그라운드의 거인이다. 신장이 194cm다. 둘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뽑힌다면 내년 6월26일 대회 조별리그 3차전(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거인 전쟁’을 펼쳐야 한다.

독실한 신앙(크리스천 김신욱, 무슬림 펠라이니)을 가졌다는 사실 이외에도 공통의 장점인 제공권과 강한 피지컬을 갖춘 둘이지만 서로 포지션은 다르다. 김신욱은 타킷형 스트라이커, 펠라이니는 중앙 미드필더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창끝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야 할 김신욱과 달리 펠라이니는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물론 골 대결 가능성도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발전하는 김신욱 못지않게 펠라이니의 득점력도 좋다. 그는 에버턴에서 활약한 지난 시즌 13골을 넣었다.

둘은 한솥밥을 먹을 수도 있었다. 올해 초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들은 “에버턴이 김신욱의 영입을 희망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비록 공식 서류작업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그만큼 유럽시장에서 김신욱의 가치는 높았다. 펠라이니는 지난 여름 에버턴과 이별했다.

김신욱은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월드컵에서 꼭 벨기에를 울리고 싶다. 펠라이니가 절대 막을 수 없는 나만의 완벽한 무기를 장착해 강한 한국축구를 보여 주겠다”고 자신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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