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왕들 美·日서 2000억원 외화 벌이

입력 2013-1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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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신지애, 최나연(왼쪽부터)은 한국여자골프의 2세대 대표주자들이다. 이들이 미LPGA투어에서 합작한 승수만 무려 27승이다. 특히 박인비는 2013 시즌에만 6승을 올리며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미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사진제공|KLPGA

■ 한국 여자골프 15년 해외진출 성과와 경제학적 의미

1998년 박세리 美 LPGA 진출 신호탄
2006년 처음으로 한 시즌 10승 돌파
1988년생 ‘세리키즈’ 바통 이어받아

LPGA 100위 내 20명 1123억원 벌어
일본서도 맹활약…10명이 4
99억 수입
3000만원 자동차 5400대 판매 효과

한국여자골퍼들이 해외에서 들어올린 우승트로피는 250개가 넘는다. 미국에서 121승, 일본에서 136승을 기록했다.

엄청난 우승만큼 외화벌이도 짭짤했다.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입만 2000억 원이 넘는다.

신호탄은 박세리다. 1998년 LPGA 진출 첫해 메이저 대회 2승(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을 포함해 4승을 기록했다. 상금으로 87만2170만 달러를 벌었다.

이후 한국 여자골퍼들의 우승 사냥과 외화벌이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1999년엔 김미현이 미국 LPGA에 입성했다. 김미현은 미국 진출 첫해 2승을 거두며 58만 4246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이어 한희원, 박지은, 장정, 이미나, 김주연, 김주미, 안시현 등 매년 끊이지 않고 LPGA 진출에 성공했다.

우승 횟수도 크게 늘었다.

1998년 4승(이하 재미교포 우승 제외)에서 1999년 6승, 2000년 2승, 2001년 7승, 2002년 9승으로 이어졌다.

2006년엔 처음으로 10승의 벽을 돌파했다. 김미현과 한희원이 2승씩을 기록했고, 김주미, 이미나, 임성아, 이선화, 박세리, 장정, 홍진주가 1승씩을 더해 11승을 합작했다.

잘 나가던 한국여자골프는 2007년 4승으로 주춤했지만 2008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신지애의 등장으로 큰 전환기를 맞았다.

신지애는 2008년 LPGA 비회원으로 활동하면서 3번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선화(2승), 지은희, 박인비, 오지영, 김인경까지 가세해 9승을 합작했다.

특이한 점은 2008년 우승자 중 4명이 1988년생 동갑내기다. ‘세리키즈’로 불린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박지은, 박세리, 김미현(왼쪽부터)은 한국여자골퍼들의 미LPGA투어 전성시대를 열어준 개척자이자 살아있는 역사다. 이들의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이른바 ‘세리키즈(최나연, 박인비, 신지애 등)’도 존재할 수 없었다. 사진제공|JNA


바통을 이어받은 세리키즈는 거침없이 달렸다. 2009년엔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신지애 3승, 최나연 2승을 비롯해 오지영, 김인경, 이은정, 허미정, 송보배가 1승씩을 보태 11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박인비가 한국선수 최초로 미 LPGA 투어의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도 세대교체가 진행됐다. 1세대 고 (故) 구옥희, 고우순(49)에서 1.5세대인 전미정(31)과 이지희(34)를 거쳐 안선주(26), 이보미(25) 등이 일본여자골프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 잡았다.

안선주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2009년 일본에서 혼자 4승을 쓸어 담으며 한국인 최초로 해외에서 상금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우승이 많아진 만큼 외화벌이도 크게 늘었다. 박세리가 1998년 미국 진출 첫해 87만2170만 달러의 외화를 번 것을 시작으로, 15년 동안 무려 1225만5688달러(약 128억원·이하 2013년 12월 11일 환율 기준)의 수입을 올렸다.

한국선수는 LPGA 통산 상금 랭킹 50위 가운데 10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세리가 6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김미현 13위(857만 달러), 최나연 14위(857만 달러), 박인비 18위(772만 달러) 등의 외화를 챙겼다.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린 10명이 벌어들인 수입만 7283만5161달러(약 765억5000만원)에 달한다.

100위권에도 한국선수 10명이 포함됐다. 52위 이선화(406만 달러)를 비롯해 유선영(56위·396만 달러), 김송희(59위·367만 달러) 등을 상금으로 챙겼다. 100위 이내에 올라 있는 한국선수 20명이 벌어들인 수입을 더하면 1억693만여 달러(약 1123억원)가 넘는다.

일본에서도 엄청난 외화를 벌어왔다.

전미정은 통산 8억2276만9635엔을 벌어 일본여자골프 역대 상금랭킹 4위에 올라 있다. 다음으로 이지희가 8억371만4037엔을 벌어 5위에 자리하고 있다.

일본(미국 포함)에서 통산 24승을 올린 고(故) 구옥희는 7억1098만1852엔을 벌었고,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상금왕이 된 안선주는 4억6531만6810엔을 따내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0위 이내의 10명이 벌어들인 상금은 48억6961만4474엔(약 499억3000만원)이다.

여자골퍼들이 미국과 일본에서 벌어들인 상금은 3000만 원짜리 자동차를 5400대 이상, 200만 원짜리 TV는 8만1000대 이상 팔아야 만질 수 있는 큰 돈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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