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환이가 웃어야 만수가 웃는다

입력 2013-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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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공격수 김정환의 리시브에 우리카드의 운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그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 팀은 대부분 승리했다. 스포츠동아DB

라이트 김정환, 우리카드 키플레이어 우뚝
강만수 감독 “우리팀 중심…문제는 리시브”
센터 신영석 등 기량 절정…상위권 도약 기대

프로배구 V리그 2라운드도 5승1패로 선두를 질주하는 삼성화재의 대항마로 손꼽히는 팀은 우리카드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가장 껄끄러운 팀”이라고 털어놓았다. “빠르고 토종 선수들의 기량이 절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 우리카드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왼손 라이트 김정환이다. 강만수 감독은 키 플레이어라고 말한다. 강 감독은 “(김)정환이 서브리시브가 관건이다. 리시브가 돼야 우리는 된다”고 했다.

상대 서브에 버텨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카드는 숀 루니의 파괴력이 다른 외국인 선수보다 떨어지기에 2단 연결에 의한 고공강타로 쉽게 점수를 뽑지 못한다. 상대 블로킹이 높거나 3인 블로커가 떴을 때 해결해주는 능력은 레오(삼성화재), 아가메즈(현대캐피탈), 마이클(대한항공) 등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다. 강 감독이 다음 시즌에 이런 유형의 공격수를 잡겠다고 벼르는 이유다.

김정환이 정확히 서브를 받아 세터에게 안정되게 올려주면 우리카드는 다양한 공격옵션으로 약점을 커버할 수 있다. 모든 팀에서 부러워하는 최고의 센터 신영석과 요즘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는 레프트 최홍석 등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카드는 16일 현재 8승3패(승점 21)로 리그 2위다. 삼성화재에 1,2라운드에서 모두 0-3으로 졌고, 1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에 0-3으로 졌다. 아직 나머지 팀에는 지지 않았다.

시즌 첫 경기였던 현대캐피탈전에서는 모든 것이 어수선했다. 11월3일 첫 경기를 앞뒀지만 팀 유니폼을 10월30일 오후에야 발주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던 때였다. 트레이닝복이 나오지 않아 경기 당일 구단 직원이 공장에서 직접 가져와 간신히 입힐 정도였다. 루니가 늦게 팀에 합류했고, 플레이 여기저기서 빈틈이 보였다.

김정환의 중요성이 새삼 확인 된 것은 삼성화재전이었다.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9득점이었고 2라운드 때는 4득점에 불과했다. 삼성화재의 집요한 서브공격에 헤어나지 못하며 공격가담이 적었다. 매치업 상대 레오의 높은 블로킹도 영향을 줬다. 공교롭게도 김정환이 두 자릿수 득점을 하면 대부분 이겼지만 한 자릿수 득점을 하면 팀은 졌다. 우리카드는 삼성화재를 꼭 이겨보고 싶어 한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상 상대에 약점을 보여서는 챔피언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믿는다. 우리카드 선수들은 “라운드 전승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다. 삼성화재의 벽을 넘기 위해서라도 김정환의 컨디션 회복이 필요하다. 월드리그 등 대부분의 대표팀 경기에 투입되다보니 방전된 배터리처럼 됐다. 비시즌 때 체력훈련을 많이 해 몸을 탄탄하게 만들어야 했지만 경기만 하다보니 체력이 바닥났다.

체력부담으로 서브리시브를 힘들어하면 공격도 덩달아 흔들린다. 8일 대한항공전에서 풀세트 접전을 벌일 때도 4세트부터 분전해 8득점을 했지만 1∼3세트는 상대 서브에 휘둘려 코트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강 감독은 팀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김정환의 서브리시브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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