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삼성화재전 12연패 끊었다

입력 2013-1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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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선수들이 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삼성화재전 12연패의 사슬을 끊어낸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마이클 25점·신영수 범실없이 17점…3-0
세트내내 2∼3점차 앞서…집중력의 승리
김종민 감독은 “경기 즐겨라” 특별 주문


대한항공이 크리스마스 기적을 이뤄냈다.

시즌 5연패에 2011∼2012 챔피언결정전 4차전 패배 이후 삼성화재전 12연패 중이던 대한항공은 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에서 선두 삼성화재를 3-0(25-22 25-21 29-27)으로 눌렀다. 삼성화재는 5연승에서 멈췄다. 삼성화재는 시즌 3패(11승 승점31)째를 기록했고, 대한항공은 6승(7패 승점 19)째를 따냈다.

대한항공의 집중력이 놀라웠다. “이기려고 하지 말고 즐겨라. 편하게 경기하라”는 김종민 감독의 주문을 듣고 나온 선수들의 몸놀림은 예사롭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부상 공백으로 22일 러시앤캐시전 때도 진땀을 흘렸다. 비록 3-2 역전승을 거뒀지만 사실상 진 경기였다. 신치용 감독은 그날 경기 뒤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자신이 가장 우려했던 팀의 문제점이 현실로 나타나자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1세트 대한항공의 강력한 서브에 삼성화재의 조직력이 흔들렸다. 대한항공이 세트 내내 2∼3점차로 앞서갔다. 삼성화재는 20점 이후 레오를 앞세워 따라붙었으나 대한항공이 뿌리쳤다. 서브와 블로킹에서 각각 3-1로 앞선 것이 공격득점에서 뒤지고도 대한항공이 이긴 이유였다.

2세트 초반 경기 흐름도 대한항공이 잡았다. 신치용 감독은 이례적으로 빠른 작전 타임을 불렀다. 세터 유광우에게 “노련하게 하지마라. 열정적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선수들에게도 “점잖게 해서 이기려고 하냐”고 다그쳤다. 대한항공은 세터 백광언의 토스가 여전히 흔들렸다. 상대 공격을 수비로 잘 걷어 올렸지만 반격해서 쉽게 포인트를 낼 상황에서 상대에 기회를 자주 넘겨줬다. 다행히 18-17에서 김민욱의 서브에이스로 흐름을 지켜냈다. 20점 이후 집중력에서도 대한항공은 평소와 달랐다. 레오가 뜨면 3인 블로커가 최소 유효블로킹을 성공시키며 반격을 했다. 레오가 14득점, 마이클이 11득점을 했지만 대한항공에는 신영수가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해결을 하며 마이클을 거들었다. 한쪽 날개만 움직이는 삼성화재보다는 대한항공의 균형이 더 좋았다.

2세트를 먼저 따낸 대한항공은 3세트 11-17까지 뒤졌다. 삼성화재는 고희진의 블로킹 2개 와 루키 김명진의 공격이 간간이 터지며 세트를 따내는 듯 보였다. 김종민 감독은 세터 백광언이 흔들리자 루키 조재영을 투입했다. 여기서 대 반전이 일어났다. 12-19에서 5연속득점을 하며 경기를 미궁 속으로 몰아넣었다. 신영수는 범실이 없는 공격으로 거들었고 마이클의 고공강타가 이어졌다. 마이클은 22-23에서 레오를 원맨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포효했다. 이후 듀스 공방이 이어졌다. 조재영은 용감하게도 센터 진상헌을 이용한 B속공으로 중앙을 뚫었다. 27-27에서 마이클의 백어택에 이어 진상헌의 다이렉트 공격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마이클은 25득점(4블로킹 2서브에이스)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신영수는 17득점에 실책은 하나도 없었다. 조부상을 당하고도 경기에 출전한 곽승석도 11득점으로 공격의 균형을 맞췄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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