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특별한 생일선물’

입력 2014-09-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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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생일을 맞은 ‘펜싱 여왕’ 남현희(성남시청·왼쪽)는 팬 김설화 씨로부터 특별한 생일 케이크를 받고 활짝 웃었다. 남현희와 김 씨가 케이크 앞에서 V자를 그리고 있다. 사진제공|남현희

팬에게 자신 본딴 피규어 케이크 받아

29일은 ‘펜싱 여왕’ 남현희(33·성남시청)의 생일이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여자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한 남현희는 오랜만에 가족의 품에서 생일을 맞았다. “얼마 만에 생일 아침 미역국을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학창시절부터 합숙생활을 했고, 태극마크를 단 뒤로는 주로 태릉선수촌에서 생일을 보냈다. 미역국 아침상을 받아본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어머니가 직접 밥상을 챙겼다.

특히 팬으로부터 전해진 깜짝 선물 덕분에 기쁨은 두 배가 됐다. 2009년 대전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인연을 맺은 김설화(21) 씨가 직접 경기도 성남까지 찾아와 선물을 전달했다. 케이크 위에는 남현희를 본 딴 피규어가 예쁘게 장식돼 있었다. “피규어를 제작하는 분께 부탁해서 일일이 섬세하게 만든 것이래요. 대전에서 이걸 혼자서 들고 와서 너무 놀랐어요. 2009년 받았던 사인을 아직까지도 보물함에 가지고 있다니 고마울 따름이죠.” 팬들이 보내는 따뜻한 격려와 사랑은 투혼의 ‘엄마 검객’에게 큰 힘이 된다.

28일 남현희는 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으로 외출을 했다. 17개월 된 딸 하이와 함께 키즈 카페에 갔다. 딸이 또래들과 어울려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을 보며, 지인들과 오랜만에 웃음꽃을 피웠다. “하이가 놀다가 제게 와서 ‘엄마 졸려’ 하고 말하는데, 그런 사소한 것들이 다 소중했어요. 이제야 엄마 노릇을 하는 것 같아서요.” 펜싱 여왕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포기한 부분이 많았다. 남들에게는 매일 거쳐가는 일상이 그녀에게는 가장 그립던 것이다.

남현희는 30일 오른쪽 무릎 정밀검진을 받을 계획이다. 부상 투혼 속에 이미 무릎은 만신창이가 됐다. 전방십자인대는 이미 5월에 부분 파열됐고, 반월판 연골도 찢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제는 재활과 치료에 전념해야 하는 시기다. 그러나 한 가지 목표가 더 남아있다. 남현희는 “일단 전국체전(10월 28일∼11월 3일·제주)에선 단체전도 있으니, 뛸 생각”이라고 밝혔다. 펜싱 여왕은 또 한번의 투혼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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