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PS? 마음 비워라”

입력 2014-10-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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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타자 이호준. 스포츠동아DB

내가 뭔가 해내야한다는 중압감이 가장 큰 적

1군 데뷔 2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그만큼 베테랑도 첫 경기 때 가슴이 쿵쾅거린다는 가을야구 경험이 많지 않다. 그러나 NC에는 1996년 프로에 데뷔해 우승도 해보고 아까운 준우승도 해본 든든한 캡틴 이호준(38·사진)이 있다.

이호준은 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엉망진창이었던 자신의 포스트시즌 데뷔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공식적인 첫 가을야구 출장은 해태 유니폼을 입고 있던 1997년 LG와 한국시리즈다. 대타로 몇 번 출장한 게 전부였다. 실질적인 포스트시즌 데뷔는 4번타자로 팀의 중심이었던 2003년 SK에서였다.

이호준은 “조범현 감독이 계실 때인데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올라가서 현대에 패했다. 4번타자로 ‘내가 뭔가 해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다. 첫 타석에서 병살을 쳤는데 그 순간부터 시리즈를 내가 망쳤다. 찬스 때 마다 병살이었다. 김기태 감독님이 룸메이트였는데 계속 잠을 못 이루니까 술을 구해와 ‘마시고 싹 잊어버려’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이호준은 이어 “그러나 결국 그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그때 나만 잘했어도 SK의 우승이었다. 아쉬움이 컸지만 그 경험이 후에 큰 도움이 됐다. ‘에이 오늘은 할 수 없다. 내일 잘하자’는 마음으로 하니까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서도 평정심을 유지 할 수 있었다. NC는 2000년대 후반 SK처럼 선두들 전체가 똘똘 뭉쳐있다. 선후배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고 밀어준다. 후배들이 혹시 느낄 중압감을 지우는데 고참들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팀이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 선수구성은 NC의 약점 중 하나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캡틴 이호준은 무서운 막내 NC의 큰 힘이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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