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의 ML 가을사나이] SF 범가너 완봉승 ‘WS 사나이’ 증명

입력 2014-10-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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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범가너. ⓒGettyimages멀티비츠

베켓 이후 11년만에 월드시리즈 완봉승
WS 4경기 등판 통산 방어율 0.29 괴력
세 번째 반지 눈앞…우승 땐 MVP 유력


매디슨 범가너가 메이저리그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제 25세에 불과하지만 세 번째 월드시리즈(WS) 우승 반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7일(한국시간) AT&T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출격한 매디슨 범가너가 9이닝 4피안타 8탈삼진의 역투에 힘입어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5-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한 자이언츠는 2012년 이후 2년만이자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 놓았다.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 범가너는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가을사나이’의 진수를 맘껏 과시했다. 월드시리즈에서 완봉승이 나온 것은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 소속이던 조시 베켓이 뉴욕 양키스와의 6차전 경기에서 달성한 이후 11년 만이다. 이날 승리로 범가너는 월드시리즈에서 4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모두 승리를 따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방어율은 0.29. 그야말로 월드시리즈에서는 ‘언히터블’이다.


● 범가너 5차전 완봉승…세 번째 우승반지 눈앞

루키 시즌이던 2010년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범가너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8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당시 막강 타선을 자랑하던 레인저스는 범가너가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단 한 차례 2루를 밟는 데 그쳤다. 2년 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는 2차전에 출격했다. 범가너는 7회까지 단 2개의 안타만을 내주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이어진 말 공격에서 무사만루의 기회를 잡은 자이언츠는 브랜든 크로포드가 병살타를 쳤지만 헌터 펜스가 홈을 밟아 범가너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마련해 줬다. 결국 이 경기에서 자이언츠는 2-0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2010년 이후 짝수 해에 우승을 차지한 자이언츠였지만 올 시즌에는 아무도 우승후보로 꼽지 않았다. 맷 케인이 부상으로 중도하차해 25세의 범가너에게 에이스의 중책이 주어졌다. 게다가 2루수 마르코 스쿠타로와 중견수 앙헬 파간도 부상을 당해 플레이오프 로스터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 PS 완벽투 ‘역시 가을사나이’…우승 땐 MVP?

정규시즌에서 고작 88승밖에 올리지 못해 라이벌 LA 다저스에게 6경기나 뒤진 채 간신히 와일드카드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자이언츠는 에이스 범가너의 활약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내며 4피안타 완봉승을 따냈다.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3실점(2자책)으로 잘 던지고도 패전을 당한 것은 옥에 티였다.

다저스를 3승1패로 제압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범가너는 1차전에서 7.2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3-0 완봉승을 이끌었다. 5차전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른 범가너는 8이닝 3실점으로 자기 몫을 했지만 팀이 1점 차로 뒤져 패전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8회말 마이클 모스의 동점 홈런에 이어 마지막 이닝에서 트래비스 이시카와의 극적인 결승 3점홈런이 터져 자이언츠는 또 다시 월드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8전 전승의 신화를 쓴 로열스가 조금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범가너가 1, 5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팀 통산 8번째 우승에 1승만을 남겨 놓았다. 로열스는 범가너의 위력적인 투구에 밀려 허무하게 무너졌다. 4회초 1사 후 오마르 인판테가 친 2루타 외에는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도 못했다. 아직 2경기가 남았지만 만약 자이언츠가 또 다시 우승을 차지한다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범가너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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