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한현희·조상우…염경엽감독 “그래도 너희를 믿는다”

입력 2014-10-30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현희-조상우(오른쪽). 스포츠동아DB

선발진 약한 넥센 2위로 이끈 핵심 불펜
염감독 “언제나 잘할순 없다”신뢰 여전

볼넷 4개, 몸에 맞는 볼 1개. 총 5개의 4사구가 한 이닝에 나왔다.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4사구. 한현희(21)와 조상우(20)를 포함한 넥센 마운드가 28일 플레이오프(PO) 2차전 8회초에 남긴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넥센은 1-2로 뒤진 8회초 1사 2루서 한현희를 투입했다. 선발투수 앤디 밴 헤켄의 투구수(91개)가 많지는 않았지만, 기필코 추가 실점을 막아 다음 공격에서 승부를 뒤집어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한현희는 원래 그럴 때 내보내는 투수다. 그만큼 팀이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카드다. 그런데 등판하자마자 정성훈을 5구만에 볼넷으로 내보냈고, 뒤이은 대타 이병규(9번)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그 다음에는 박용택에게 적시타까지 맞았다.

넥센은 부랴부랴 한현희를 내리고 또 다른 필승카드 조상우를 올렸다. 그러나 이번엔 조상우도 연쇄적으로 흔들렸다. 이병규와 이진영에게 연속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뒤이어 LG 브래드 스나이더의 2타점 좌중간 적시 2루타가 터졌다. 결국 넥센은 투수를 김영민으로 다시 교체해야 했다.

넥센에게는 1패보다 더 충격적인 경기 내용이었다. 한현희와 조상우는 선발진이 약한 넥센이 정규시즌 2위까지 오르기까지 마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듀오다. 게다가 1차전에서는 조상우가 2.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한현희는 공 한 개만 던지고 역대 포스트시즌 최소 투구수 세이브를 따냈다. 제구는 물론 배짱 걱정도 없었다. 그런 이들이 연이어 무너진 것이다. 염경엽 감독의 계산도 완전히 어긋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변함없이 한현희와 조상우는 팀 불펜의 중심이다. 다른 대안이 없다. 무엇보다 이들에 대한 팀의 믿음은 굳건하다. 이기기 위해서는 승부처에서 다시 한현희와 조상우가 나설 수밖에 없다. 1차전의 좋은 기억을 살려 다시 호투할지, 혹은 2차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할 지가 향후 넥센 마운드의 관건이다. 염 감독은 “아무리 조상우와 한현희라도 언제나 잘할 수는 없다. 안 좋은 경기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라며 “한 시즌 동안 둘이 잘 해온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