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전북 우승 3박자 ‘투자·인프라·리더십’

입력 2014-11-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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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선수단이 8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전에서 3-0으로 승리해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우승을 확정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전북현대

김남일·최보경·한교원 등 과감한 영입
천연잔디 훈련장 갖춘 클럽하우스 갖춰
최강희 감독 책임감 있는 조련술도 한몫

전북현대가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완파하고 통산 3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9년과 2011년에 이은 감동 재현이다. 올 시즌 전부터 ‘1강’으로 꼽혔던 전북은 예상대로 완벽한 팀 운영을 했다. 정규리그 35경기만에 22승8무5패(승점 74)로 2위권의 추격을 따돌렸다. 명실상부하게 명문의 반열에 올라선 전북을 ‘전북답게 만든 원동력’을 짚어본다.


● 투자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맸다. 세계적인 경기 한파로 프로스포츠단을 운영하는 국내 대기업들은 위축됐고, 재정자립도에서 태생적으로 한계를 지닌 도시민구단들의 형편은 더욱 열악해졌다. 그러나 전북만큼은 달랐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부분의 구단이 몸을 사릴 때 전북은 투자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렇다고 헛돈을 쓴 것은 아니었다. 철저한 경영논리에 따라 이득이 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잘 판단했다. 김남일 등 베테랑부터 최보경, 한교원 등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세대까지 아울렀다. 주변에선 전북을 향해 ‘이적시장의 큰 손’이라며 오히려 눈치를 줬다.

그래도 투자는 곧 힘이 됐다. 모두가 지친 후반기에 전북은 폭발적 질주를 거듭했다. 전북 이철근 단장은 “기업(현대자동차)은 축구단을 통해 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구단은 기업 홍보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상생하고 있다”고 자신해왔다. 전북은 내년은 물론 이후에도 현재의 흐름을 이어갈 것을 오래 전 약속한 상태다.


● 인프라&리더십

모든 면에서 우수한 전북이 특히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 있다. 인프라다. 환경에서 전북 선수단은 유럽 유수의 클럽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2009년 K리그를 제패한 뒤 선수단과 함께한 우승 축하연에서 구단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통 큰’ 선물을 약속했다. 클럽하우스였다.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만들라”는 지시에 전북 완주군 봉동에 자리 잡은 지금의 보금자리가 탄생했다. 2개 면의 천연잔디 훈련장을 갖춘 이곳은 김남일이 “어지간한 유럽 팀보다 낫다”며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로 완벽함을 자랑한다. 그러다보니 모기업 임직원과 인근 아마추어선수들에게 필수 견학코스가 됐다. 전북은 인조잔디구장 1개 면을 새로 만드는 등 시설을 지금보다 확충할 계획이다.

최강희 감독의 리더십도 큰 역할을 했다. 상처 입고, 배고픈 베테랑들을 자기 사람으로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인 그는 한 번도 선수 탓을 한 적이 없다. 잘 풀리면 선수 덕분이고, 안 풀리면 자신의 책임이었다. 여기에 확실한 당근과 채찍으로 제자들을 조련했고, 스스로 정상을 갈망하도록 만들었다. 현역 시절 명 수비수가 만든 ‘닥공(닥치고 공격)’이란 독특한 팀 컬러도 최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만들어낸 위대한 역사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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