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축구기획] 가난한 살림살이…뭉쳐야 번다

입력 2014-12-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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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도시민구단들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지자체장과 지자체의 적극 지원이 절실하다.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광주FC 선수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경남FC 선수(왼쪽 끝)는 허탈해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도·시민구단, 변해야 산다!

1. 비전을 살려라!
2. 인사가 만사다!
3. 경영 마인드를 갖춰라!

4. 구단-지자체-단체장 ‘삼위일체’가 필요하다!

한국프로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를 계기로 일대 변화를 맞이했다. 프로축구단 창단 붐이 일었다. 대기업 등 든든한 모기업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시민공모주를 통해 탄생한 도시민구단들이 대거 등장했다. 지난 10년간 도시민구단의 수는 10개까지 늘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출발 탓인지 여전히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구단은 빚에 허덕이면서 선수단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경상남도가 경남FC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뒤 구단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존폐의 기로에 선 도시민구단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도시민구단을 낱낱이 해부해보고, 해결책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자체 후원아래 최소한의 재정자립 환경 필요
경기장 장기임대·체육 관련 시설 운영도 방법
후원에만 의지하지 말고 수익모델 함께 찾아야

경상남도는 현재 경남FC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달 초 경남FC가 광주FC와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해 클래식(1부리그)에서 챌린지(2부 리그)로 강등되자, “그동안 구단 운영상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전반적으로 검토한 뒤 지속적인 운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시즌 도중 ‘몇몇 도시민구단의 경우 2부로 강등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구단을 해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돌곤 했는데, 결국 소문으로만 끝나진 않게 됐다.

경남FC가 받고 있는 특별감사에서 어떤 문제점이 드러날지 모르지만,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민구단은 비단 경남FC만은 아니다. 부채에 시달리고, 선수와 구단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하는 등 상당수의 도시민구단들이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다.

도시민구단들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지자체장, 지자체와 뜻을 같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부에선 ‘낙하산 인사’ 등을 이유로 지자체장과 지자체가 프로축구단 운영에 너무 깊숙하게 개입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자체장과 지자체의 후원이 없다면, 도시민구단들은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나오는 후원금액이 도시민구단의 1년 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장과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내야만, 도시민구단이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도시민구단이 살아나려면 최소한의 재정자립도를 갖출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최상이지만, 현 시장 상황으로는 ‘꿈’ 같은 얘기다. 도시민구단이 축구 외의 사업을 통해 소득을 얻어 지자체로부터 받는 후원금을 차츰 줄여가는 방법이 최선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자체장과 지자체가 프로축구단에서 사용하는 경기장을 장기임대로 전환해주면 구단은 경기장 시설을 활용해 기타사업소득을 챙길 수 있다. 또 해당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체육 관련 시설에 대한 운영과 관리를 프로축구단에 맡기면 또 다른 수입원이 창출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도시민구단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면 재정자립도가 지금보다는 월등히 나아질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자치단체에서 나오는 후원금이 늘어나면 당장은 (구단이) 좋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론 실효성이 떨어진다. 도시민구단이 재정적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수익구조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장과 지자체가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 많지만 지자체장, 지자체, 구단 프런트가 함께 움직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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