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여기는 시드니] 이정협 또 폭발…‘슈틸리케 마법’은 계속된다

입력 2015-01-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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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전반 20분 헤딩결승골·김영권 쐐기골
이라크 2-0 꺾고 27년만에 결승 진출

호주-UAE 승자와 31일 우승 격돌

이정협, 슈틸리케호 세트피스 첫 골 장식
호주전 이어 또 결승골…김영권 골도 AS
“55년 만에 우승 고지가 눈앞에” 투지 활활
한국 ‘무실점 우승’ 또하나의 신화에 도전

한국이 27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 올랐다. 이제 55년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만이 남았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 시드니 올림픽파크 내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이정협(24·상주상무)의 선제골과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추가골을 묶어 이라크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한국은 27일 벌어지는 또 다른 준결승 호주-아랍에미리트(UAE)전의 승자와 31일 시드니에서 우승을 다툰다.


● 호주에서 폭발한 ‘군데렐라’ 이정협

아시안컵을 앞두고 ‘슈틸리케호’에 깜짝 승선한 이정협은 대회 개막에 앞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4일)에 교체 출전해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리며 한국축구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A조) 호주와의 3차전(17일)에 처음 선발 출전해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넣은 그는 이라크전에서도 ‘킬러본능’을 과시했다. 전반 20분 김진수(23·호펜하임)가 올려준 왼발 프리킥을 골에어리어 정면에서 머리로 받아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사우디전을 포함해 호주에서 벌어진 A매치 6경기에서 모두 3골을 넣었다. 호주전 이후 최근 3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는 무서운 골감각으로 결승에서의 활약도 기대케 했다. 이정협은 후반 5분 가슴 트래핑으로 김영권의 추가골을 도와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또 한번 입증했다.

경기 후 이정협은 “감독님이 제공권에서 밀리지 말고 힘으로 버티라고 주문하셨다. 감독님 주문대로 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밝힌 뒤 “결승에 어느 팀이 올라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 55년만의 우승 고지가 바로 눈앞에 왔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 5경기 무실점, 한국축구 또 다른 신화에 도전한다!

한국은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10일)부터 시작해 이라크와의 준결승까지 이번 대회에서 5경기를 치렀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1-0 승리를 거둔 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22일)과 준결승에선 나란히 2-0 승리를 챙겼다. 7골을 뽑았다. 무엇보다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역대 아시안컵에서 무실점·무패 우승은 197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이란이 유일하다. 당시 참가국은 6개국에 불과했고, 이란은 4경기 무실점·무패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는 16개국이 출전했고, 우승까지는 6승이 필요하다. 한국이 만약 결승에서도 무실점 승리로 우승을 쟁취한다면 아시아축구사에 길이 남을 또 다른 신화를 쓰게 된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고 있지만 한국축구는 1956년 제1회 홍콩대회와 1960년 제2회 서울대회 연속 우승 이후 아시안컵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마지막 결승 진출도 1988년 제9회 카타르대회였다. 당시 사우디와의 결승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석패했다.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무대를 밟는 한국축구가 이제 39년만의 무실점·무패 행진으로 55년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최용석 기자 g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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