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킹’ 이형준 “마음 편히 군대 가겠다”

입력 2015-10-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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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KPGA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이형준(왼쪽)과 캐디로 나선 부친 이동철씨. 사진제공|KPGA

■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우승

결승서 주흥철 꺾고 정상…상금랭킹 7위로
1년 만에 2승 신고…“이미 입대 신청한 상태”


“이제 마음 편히 군대갈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부진했었는데 오늘 우승하려고 그랬던 것 같다.” 투어 3년차 이형준(23·JDX멀티스포츠)이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2억원) 정상에 오르며 ‘매치킹’으로 등극했다.

이형준은 4일 경기도 용인시 88컨트리클럽 나라·사랑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결승전에서 주흥철(34·볼빅)을 맞아 1홀 남기고 2홀 차(2&1)로 승리했다. 지난해 헤럴드 KYJ투어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차지한 이형준은 1년 만에 2승째를 신고했다. 우승상금 2억원을 받은 이형준은 상금랭킹 96위에서 7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형준은 64강에서 황우석(22)을 3&2로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이어 이승택(20)과 오승택(17)을 누르고 8강에 오르면서 상승세를 탔다. 8강전이 고비였다. 이창우(22·CJ오쇼핑)를 맞아 15번홀까지 2DN(다운)으로 끌려가던 이형준은 16번홀부터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냈다. 남은 3홀을 연속으로 따내면서 1UP으로 이겼다. 기세가 오른 이형준은 4강전에서 이성호(28)를 상대로 6&5로 꺾으면서 일찌감치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전은 앞선 5경기와 분위기가 달랐다. 특히 상대 주흥철은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이형준에게 패배를 안겼던 상대. 지난해 대회 16강에서 졌다. 게다가 주흥철은 64강부터 박노석(48), 최준우(36), 손준업(28), 이태희(31), 이동민(30) 등 우승후보들을 꺾고 올라와 상승세가 만만치 않았다. 초반부터 불안했다. 샷 난조로 내리 2홀을 내줬다. 1번과 2번홀에서 티샷을 모두 OB 내면서 흔들렸다. 끌려가던 이형준은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흐름을 빼앗아 오면서 분위기를 바꿔 놨다. 후반들어 주흥철이 샷 난조에 빠지자 추격을 시작했고, 이형준은 10번(파4)과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기록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기세가 오른 이형준은 더욱 강해졌다.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처음으로 앞서나갔고, 17번홀(파5)에서 주흥철이 파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1년 프로가 된 이형준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부 투어를 거쳐 2012년 처음 정규투어로 올라왔다. 데뷔 첫 해는 7개 대회에 나와 상금으로 고작 975만원을 벌어 상금랭킹 112위에 그쳤다. 시드를 잃은 뒤 다시 2부 투어로 내려갔다. 2014년 2년 만에 정규투어 무대를 밟은 이형준은 더욱 단단해졌다. 1개 대회를 제외하고 모두 본선에 진출했고, 11월 헤럴드 KYJ투어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따내며 무명의 설움을 씻어냈다. 이형준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그는 “입대 신청을 한 상태이고 10월 중 발표가 난다. 합격하면 곧바로 입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은 입대 전 마지막 선물이 됐다.

용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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