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홈런왕 박병호 ‘작별 카운트다운’

입력 2015-10-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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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 홈런타자의 마지막 퍼포먼스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 기정사실화
2년간 268경기·105홈런·270타점 위업
넥센 가을야구, 박병호 이별의 준비시간

넥센 박병호(29·사진)는 이미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화려한 발자취를 남겼다.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에 동반 등극했다.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위업이다.

박병호의 가치는 한순간만 반짝하지 않고 꾸준히 리그를 지배했다는 점에 있다. 특히 기록이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2012년 31홈런 105타점을 기록한 뒤 2013년 37홈런 117타점, 2014년 52홈런 124타점, 그리고 올해 53홈런 146타점을 쌓아올렸다. 4년간 무려 173홈런 492타점을 뽑아냈다.

2년 연속으로 따지면 박병호는 268경기(2013년 128경기·2015년 140경기)에 출장해 105홈런 270타점을 쌓았다. 개인통산 기록에서 이를 넘어서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는 선수가 부지기수인데, 불과 2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삼성 이승엽의 최전성기와 견줄 만하다. 이승엽은 2002년 133경기에서 47홈런 126타점, 2003년 131경기에서 56홈런 144타점을 기록해 2년간 264경기에서 103홈런 270타점을 뽑았다. 시대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 비교는 어렵지만, 기록만 놓고 보면 역시 이승엽과 박병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가장 위대한 홈런타자이자 타점 머신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할 것이 확실하다. 완전한 FA(프리에이전트)는 아니지만, 지난해 강정호(피츠버그)처럼 구단의 동의 하에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넥센 구단은 이미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지원하고 있고, 메이저리그 각 구단에서 파견한 스카우트들도 아시아 최고의 우타 거포인 박병호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어 메이저리그 진출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물론 11월 개최되는 ‘프리미어 12’라는 국제대회가 덤으로 남아있지만, 이 대회는 일본과 대만에서 펼쳐지기에 국내 팬들이 눈앞에서 박병호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은 어쩌면 이번 포스트시즌 무대가 마지막일지 모른다.

이제 ‘위대한 홈런타자’ 박병호의 퍼포먼스를 눈앞에서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박병호 쇼’는 넥센이 포스트시즌에서 몇 경기를 하느냐에 달려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박병호와 작별을 준비하는 시간인지 모른다.

목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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