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 벙커샷 홀 인 ‘승리의 결정타’

입력 2015-10-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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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미켈슨.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PGA투어만 통산 42승 ‘베테랑의 힘’
벙커 위기탈출하며 미국팀 승기 잡아

“우와! 정말 대단하다. 역시 미켈슨이네.”

프레지던츠컵에 참가한 24명의 골프스타들 중 최고의 인기스타는 베테랑 필 미켈슨(43·미국)이었다. 1992년 프로에 데뷔한 미켈슨은 PGA투어에서만 통산 42승을 올린 베테랑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 밀려 만년 2인자 소리를 들었지만, 그는 왼손의 제왕으로 통했다. 미켈슨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연히 프레지던츠컵을 찾은 팬들의 관심사도 높았다. 미켈슨은 안정된 경기로 팬들을 감동시켰을 뿐만 아니라 함께 경기한 선수들마저 그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했다.

미켈슨은 이번 대회에 단장 제이 하스의 추천을 받아 출전자격을 얻었다. 올해 PGA투어에서 우승이 없었고, 상금랭킹 38위(세계랭킹 24위)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그가 프레지던츠컵 대표로 선택받을 수 있었던 건 풍부한 경험과 모두가 인정하는 뛰어난 리더십 덕분이다. 예상대로 미켈슨은 미국팀의 중심축 역할을 확실히 했다. 첫날 포섬 매치에서 잭 존슨과 함께 인터내셔널팀의 제이슨 데이-스티븐 보디치를 꺾었다.

미켈슨의 활약이 돋보인 건 13번홀(파3). 2UP에서 1홀을 내주면서 1UP으로 쫓기던 미국팀은 잭 존슨의 티샷이 그린 뒤쪽 벙커에 빠지면서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보디치의 공은 홀에서 약 10m 정도 떨어진 그린 에지 근처에 멈췄다. 인터내셔널팀이 조금 더 유리했다.

그러나 미국팀에는 쇼트게임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가진 미켈슨이 있었다. 미켈슨이 벙커 안으로 들어가자 그린을 둘러싼 수천 명의 갤러리는 숨을 죽였다. 이어 미켈슨의 스윙이 강하게 돌아갔다. 그 순간 탄성이 터졌다. 그린에 떨어진 공은 홀을 향해 굴러갔고 그대로 컵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버디가 됐다. 추격해오던 인터내셔널팀의 사기를 꺾어놓는 결정타가 됐다. 경기 후 잭 존슨은 “미켈슨은 매우 에너지 넘치는 선수이고 최근 10년 아니 20년 동안 PGA투어에서 본 선수 중 리더십이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다. 오늘도 그의 리드 덕분에 좋은 경기를 펼쳤고,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미켈슨과 한 조가 돼 경기할 수 있어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인천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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