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의 눈] 이현승 조기 투입 승부수…실책에 울었다

입력 2015-10-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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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라이온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7회말 2사 2,3루 이지영 투수 앞 땅볼 때 두산 이현승이 1루 송구 실책으로 역전을 허용한 후 놀라고 있다. 대구|김종원기자 won@donga.com

■ KS 1차전

두산, 함덕주 카드 실패…불펜 소모 뼈아파
삼성, 피가로 최악투…권오준·백정현 제몫


포스트시즌에선 감독의 통제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는 플레이가 종종 나온다. 그리고 경기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8-7로 앞서있던 7회말 2사 1·2루 채태인 타석 볼카운트 1B-1S서 노경은을 마무리 이현승으로 교체했다. 아웃카운트 7개가 남은 상황, 그것도 타자와 승부가 진행 중인 가운데 마무리 투입을 결정한 것은 과감하면서 의미 있는 승부수였다. 이현승은 채태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타자 이지영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1루수 오재일의 실책으로 순식간에 2점을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두산 1루수 오재일(36번)이 26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KS 1차전에서 8-7로 앞선 7회말 2사 2·3루서 이지영의 땅볼 타구를 잡은 투수 이현승의 송구를 포구하지 못하는 결정적 실책을 저지르고 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은 선발 유희관이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7회말 첫 타자까지 상대하게 하는 등 최대한 길게 끌고 갔다. 점수차가 있었고, 역시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불펜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로 보였다. 그러나 함덕주는 역시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7회말 무사 1·2루서 야마이코 나바로와의 승부까지 맡겼지만, 변화구 제구가 매우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결국 중월3점홈런을 내주면서 팀 전체가 위기를 맞았다. 이현승의 조기 투입도 함덕주가 오래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리즈 전체를 봤을 때는 불펜 전력을 모두 투입한 첫 경기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삼성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는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최악의 투구를 했다. 직구 스피드도 현저히 떨어졌다. 2회초 오재원을 삼진으로 잡을 때 직구였지만 배트가 공 위로 지나갔다. 직구로 삼진을 잡을 때는 거의 대부분 배트가 공 아래로 지나간다. 그만큼 볼 회전력과 종속 모두 최악이었다. 속구가 위력을 잃으며 커브도 다 맞아나갔다.

KS 엔트리에서 빠진 핵심 전력의 영향으로 삼성 덕아웃도 어쩔 수 없이 피가로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갔고, 4회 6점째까지 내줬다. 정규시즌 때 삼성 마운드의 전력을 생각하면 매우 아쉬운 점이다. 단, 고무적인 부분은 권오준과 백정현이 어려운 상황에서 투입돼 자신 있는 투구를 한 점이다. 이번 KS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

전천후 역할을 해야 할 차우찬도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던 8회초 1사 1·3루서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꼭 삼진을 잡아야 하는 순간 그 역할을 해낸 부분이 돋보였다. 1차전에서 드러났듯 양 팀 모두 불펜, 특히 롱맨이 부족하다. 불펜 운용이 시리즈 전체에 큰 영항을 미칠 수 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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