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 이어 왕정훈까지 우승…한국골프 영건, 유럽무대 접수

입력 2016-05-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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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훈. 사진제공|KPGA

‘유러피언투어 핫산 2세 트로피’ 생애 첫 정상

한국 남자골프의 영건들이 유럽무대에서 종횡무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수민(23)에 이어 왕정훈(21·사진)이 유러피언투어 핫산 2세 트로피(총상금 150만 유로)에서 생애 첫 우승에 성공했다.

왕정훈은 9일(한국시간) 새벽 모로코 라바트 로열골프다르에스살람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했다. 나초 엘비라(스페인)와 동타를 이룬 뒤 두 번째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왕정훈은 국내 골프팬들에게도 낯선 이름이다. 초등학교 때까지 국내에서 주니어 골프선수로 생활을 하던 왕정훈은 중학교 진학과 함께 필리핀으로 골프유학을 떠났다. 조금 더 골프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16세 때 필리핀 아마추어챔피언십을 제패하는 등 월등한 기량을 선보였다.

17세가 되면서 중국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나이제한이 없어 중국에서 먼저 프로 생활을 했다. 국내는 만 18세 이상부터 프로가 될 수 있다. 비슷한 예로 노승열(25)은 16세 때 아시안투어로 데뷔했다. 마찬가지로 나이제한이 없다.

2012년 중국프로골프투어에서 뛴 왕정훈은 단숨에 상금랭킹 1위에 오르며 두각을 보였다. 2013년부터는 조금 더 눈을 넓혀 아시안투어에 도전했다. 첫해는 16개 대회에 출전해 딱 한 차례 톱10에 드는 등 고전했다. 그러나 2014년에는 두바이오픈에서 준우승 등을 기록하며 상금랭킹 21위에 올랐고, 2015년에는 톱10 3회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3개 대회(SK텔레콤오픈 등)에 참가해 상금랭킹 17위를 기록했다. 지난 1월에는 아시아와 유럽의 프로골퍼들이 대결하는 유라시아컵에서 안병훈(25)과 함께 아시아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장타와 안정된 퍼트가 장점이다. 2015년 아시안투어에서 기록한 드라이브샷 평균거리는 300.44야드. 올해는 298.95야드를 기록하고 있다.

왕정훈의 우승으로 유러피언투어에 코리언 돌풍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유러피언투어의 메이저대회인 BMW PG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안병훈을 시작으로, 2주 전 이수민이 중국에서 열린 선전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고, 다시 왕정훈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즌 마지막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수 있는 기준인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에서는 이수민 10위, 안병훈 15위, 왕정훈 25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 관심사인 올림픽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9일 현재 세계랭킹은 안병훈 24위(3.4254점), 김경태 43위(2.5284점), 이수민 68위(1.9767점), 왕정훈 88위(1.6383점)에 올라 있다. 세계랭킹 기준으로 상위 2명이 8월에 열리는 리우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왕정훈은 우승으로 상금 25만 유로(3억3300만원)와 유러피언투어의 올 시즌 잔여 경기 그리고 2017년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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