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부산고 윤성빈 딜레마

입력 2016-06-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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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 투수 윤성빈. 사진제공|부산고

드래프트 앞두고 ML 100만달러 베팅
롯데, 검증 안된 신인 거액 투자 부담


KBO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이 27일 열린다. 10개 구단이 연고지역 선수 가운데 최대어 1명을 뽑는다. 이때쯤이면 구단들이 1차지명 선수를 확정해놓고, 입단 합의까지 해놔야 정상적이다. 그러나 롯데는 아직도 1차지명에 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롯데는 신장 195cm, 몸무게 95kg의 큰 체구와 최고구속 153km 강속구를 던진다는 부산고 윤성빈(17·사진)을 1순위 지명후보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야구계에서는 ‘메이저리그 팀들 중 윤성빈에게 관심 있는 팀이 있다’는 얘기가 정설처럼 퍼져 있다. 그동안 윤성빈의 선택에 따라 롯데의 드래프트 성패가 갈리는 것처럼 알려졌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윤성빈의 행로가 불확실한 이면에는 롯데의 ‘딜레마’도 숨어있다.

윤성빈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아마야구 사정에 밝은 야구계 관계자는 “롯데가 정말 간절히 윤성빈을 영입하고 싶다면 오래 끌 일이 아니다. 파격적인 계약금을 제시하면 된다. 그러나 롯데는 그렇게까지 할 마음은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롯데가 인색해서가 아니라 윤성빈의 실제가치와 바깥에 비치는 가치의 온도 차이를 느껴서라고 볼 수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윤성빈은 불확실한 미국행보다 롯데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큰 듯하다. 문제는 돈인데 100만 달러를 제시할 의향이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롯데도 계약금 베팅을 높여야 윤성빈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데, 이 지점에서 과연 그럴 가치가 있는지 망설이는 정황이다. 아마야구의 한 지도자는 “윤성빈의 가치가 뛰는 것은 지금 아마시장에 그만한 구속을 던지는 투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피드 외에는 검증된 바가 없다’는 것이 대다수 프로팀 스카우트들의 일치된 시선이다. 다른 관계자는 “롯데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경남고 좌완 손주영, 이승호가 더 실속 있는 자원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100만 달러 생각하는 ML 구단 있다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메이저리그 한 구단이 100만 달러를 윤성빈에게 베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롯데의 8억원 계약금 제시 루머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부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드래프트 신청일인) 27일까지 결정되면 된다. 그때까지 윤성빈 측과 계속 협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의 절차상 그 전에 거취가 정해져야 롯데도 다른 선수를 지명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성빈이 미국에 간다면 굳이 지명해 1차지명권을 날리는 짓을 할 리가 없다. 윤성빈이 미국에 가지 않는다면 롯데는 무조건 그를 1차지명할 것이다. 아무리 다른 대안이 탐나도 상황이 그렇게 됐다. 27일 1차지명된 선수는 9월22일까지 지명권을 행사한 팀과 계약해야 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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