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KIA 킬러’ 허프 vs KIA 양현종 대신 헥터 왜?

입력 2016-10-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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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의 막을 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LG 데이비드 허프(왼쪽)와 KIA 헥터 노에시가 출격한다. 단 한경기로 끝날 수도 있기에 두 선발투수의 어깨에 달린 짐은 유독 무겁다. 스포츠동아DB

LG와 KIA가 10일 오후 6시30분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각각 데이비드 허프(32)와 헥터 노에시(29)를 내세웠다. 정규시즌 4위인 LG는 와일드카드전에서 1승 어드밴티지를 얻고 시작하기 때문에 1승 혹은 1무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권을 따내게 된다. 준PO 진출을 빨리 확정지어야하는 LG나 1패면 올 시즌 가을야구가 끝나는 KIA나 1차전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살얼음 단판승부에서 양 팀 감독이 꺼낸 카드는 허프와 헥터였다.


● ‘KIA킬러’ 허프, WC 1경기 선발 낙점

LG 양상문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선발로 일찌감치 허프를 예고했다. 허프는 올 시즌 ‘KIA 킬러’였다. 정규시즌에서 KIA를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을 거뒀다. 경기마다 7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방어율이 1.26으로 빼어났다. 9월 15일 잠실 KIA전에서는 7.1이닝 6안타 2실점, 27일 광주 KIA전에서 7이닝 3안타 무실점하며 KIA 타자들의 손발을 꽁꽁 묶었다. KIA 이범호도 9일 잠실구장에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허프는 올 시즌 10개 구단 용병투수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 같다. 잘 뽑으신 것 같다”며 남다른 경계심을 드러냈다. 양 감독은 “물론 단기전은 정규시즌과 다르지만 허프가 KIA를 상대로 강했다”며 “무엇보다 이닝을 길게 소화해줬다. 허프가 (1차전에서) 최대한 길게 (경기를) 끌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LG는 1차전에서 허프가 길게 던져주고 투수기용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으면 준PO까지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 LG전 성적 좋은 양현종 대신 헥터, 왜?

야구에서는 상대전적을 무시할 수 없다. 특정선수를 상대로 강했다는 자신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은 이미 여러 사례에서 증명됐다. 양현종은 올 시즌 LG를 상대로 2승2패, 방어율 2.41로 빼어났다. 반면, 헥터는 1승2패, 방어율 4.15였다. 기록적으로는 양현종보다 좋지 못했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의 선택은 양현종이 아닌 헥터였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기용으로 풀이된다. 일단 상대가 외국인투수였기 때문에 동일한 용병카드를 꺼냈을 가능성이 높다. 이뿐만 아니다. 헥터는 올 시즌 206.2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이닝이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헥터가 만약 1차전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준다면, 2차전에서 남은 투수들을 모두 투입할 수 있다. 게다가 양현종은 전반기에서는 LG를 상대로 2승을 거뒀지만 후반기에서는 2패를 당했다. 특히 4위 싸움의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었던 27일 광주 LG전에서 7이닝 2실점하며 호투하고도 패전을 당했다. 야구는 흐름이 중요하다. 단기전은 더더욱 그렇다. 김 감독은 LG를 상대로 기억이 좋지 않은 양현종 대신 헥터에게 짐을 맡겼다. 김 감독은 1차전에 선수를 전원 대기시킨다고 했지만, 1차전을 KIA가 이기면 양현종이 2차전 선발로 갈 가능성은 높다. 2차전은 11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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