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장 김재호 KS 출사표 “초반부터 거칠게!”

입력 2016-10-27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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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주장 김재호(31). 스포츠동아DB

“많이 쉬었습니다. 이젠 그라운드 위에서 뛰고 싶네요.”

두산 주장 김재호(31)의 말 한마디 한마디엔 기다림과 설렘이 담겨있었다. 20일간의 공백을 깨고 기지개를 편 김재호는 “빨리 뛰고 싶다”는 말로 한국시리즈(KS) 출사표를 대신했다. 그간 준비한 것들을 가을무대에서 마음껏 뽐내겠다는 각오도 함께 드러냈다.

그의 설명처럼 두산은 꽤 오랜 기간 휴식을 취했다. 8일 정규리그 최종전 이후 다른 팀들이 치열하게 가을야구를 치를 때 두산 선수단은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기대와 동시에 우려도 공존하는 상태다. 워낙 긴 휴식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주장의 생각은 달랐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을 앞두고 만난 김재호는 “남들이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그동안 휴식만 취한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상대에 비해 체력적으로 앞선 상황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거칠게 밀고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전감각이 관건인 1차전부터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었다.

‘두산은 밑에서부터 올라와야 강하다’는 일각의 시선에도 선을 그었다. 실제로 두산은 2000년대 들어 차지한 KS 우승(2001, 2015년) 모두 준플레이오프부터 출발한 바 있다. 김재호는 “우리도 처음이라 어색한 부분은 분명 있지만 어차피 중요한 것은 ‘우리의 야구’다. 정규시즌 내내 펼쳐온 두산만의 짜임새 있는 야구를 KS에서도 뽐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 가을야구에서 유독 화제가 되고 있는 ‘유격수 시리즈’에 대해서도 “아마 유격수란 위치가 이슈가 돼서 많은 선수들이 신경 쓰였을 것”이라며 “KS 역시 유격수 시리즈가 될지 모르겠지만 수준 높은 플레이로 팬들에게 재미난 가을야구를 선보이고 싶다”며 웃었다.

올 시즌 통합우승을 향한 두산의 팀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밝다. 지난해 KS 우승과 올 정규시즌 우승을 거치며 기세등등한 팀 컬러가 밑바탕에 자리 잡았다. 특히 가을무대 경험이 풍부한 젊은 후배들이 주장 김재호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모습이다.

“오히려 후배들이 강해요. 긴장되느냐고 농담을 던지면 지난해 무용담을 늘어놓으면서 제 긴장감을 풀어준다니까요.”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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