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모범생’ LG 손주인 “난 늘 간절했다”

입력 2016-12-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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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손주인은 팀 내 모범생으로 꼽힌다.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지만 매번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마침내 야구인생의 꽃을 피웠다. 스포츠동아DB

LG 2루수 손주인(33)은 학생으로 치면 ‘모범생’이다. 올해로 15년차 베테랑이지만 훈련을 게을리 한 적이 없다. 야구를 대하는 그의 진지한 태도는 시즌이나 비시즌이나 변함없다. 시즌 때는 144경기나 치르는 장기레이스에 지칠 만도 한데 홈·원정을 막론하고 항상 웨이트트레이닝실을 찾는다. 시즌이 끝나고도 비활동기간(12월~1월)이 시작되기 전까지 매일 같이 잠실구장에 나와 구슬땀을 흘렸다. 쉬고 싶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야구경기가 없는 겨울, 이제 17개월 된 어여쁜 딸과 조금이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뜨면 운동을 하기 위해 다시 집을 나선다. 야구를 좀더 잘 하고 싶은 절실함 때문이다.

LG 손주인. 스포츠동아DB



● 프로 데뷔 첫 100안타…의미 있는 기록

손주인은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생애 첫 타율 3할(타율 0.322)을 기록했고, 100안타(114안타)를 돌파했다. 대기록이 쏟아지는 시대에 어쩌면 대단한 숫자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그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기록이었다.

손주인은 2002년 삼성에 입단해 10여년을 백업으로 뛰었다. 안정적인 수비력은 인정받았지만 타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 주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그래도 묵묵히 훈련했다. 인생에 3번은 온다는 기회를 붙잡기 위해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는 2012년 찾아왔다. 그해 12월 삼성과 LG가 현재윤 김효남 손주인과 김태완 정병곤 노진용을 맞바꾸는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이다.

LG로 자리를 옮긴 손주인은 2013년 주전 2루수를 꿰차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해는 치열한 주전경쟁을 뚫고 팀의 2루수로 활약했다. 시즌 초반 2군에 내려가기도 했지만 1군에 올라오자마자 타율 4할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에 힘을 실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화려하진 않았지만 조용히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LG 손주인. 스포츠동아DB



● “나는 항상 간절하고 절실했다”

손주인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절실함”을 꼽았다. 그는 “야구를 하면서 항상 절실했다”며 “삼성에서 백업으로 오래 뛰었고 LG에 와서는 주전으로 뛰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자리를 보장 받은 게 아니었다. 매년 경쟁구도에 놓였고 살아남아야했다. 지난해 포지션 변경을 했다가 결과를 내지 못 했기 때문에 올해는 더 노력해야 했다”고 말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 시즌 2군에 내려갔을 때는 야구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방망이를 놓을 수 없었다. 그 대신 더 많이 휘두르기로 결정했다. 그는 “심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는데 김동수 감독님을 비롯해 신경식 (타격)코치님, 2013년 LG로 왔을 때 많이 의지했던 최태원 (작전·수비)코치님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그 외에도 힘을 주신 분들이 많다. 그래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주인을 지탱해주는 가장 큰 힘은 그의 옆을 묵묵히 지켜주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어린 딸이다. 그는 “야구를 포기하고 싶을 때 아내와 딸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며 “훈련을 계속 하는 것도 야구를 계속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 가끔은 쉬고 싶고, 가족과 여행도 가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아내도 나의 이런 마음을 이해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좋은 성적을 냈지만 내년에도 나는 똑같이 경쟁구도에 놓일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하는 게 나의 운명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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