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톡 진단&전망] (4)롯데-부산 민심 달래야할 2017년

입력 2016-12-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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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대거 보강에도 구원방어율은 9위?
믿었던 외인 원투펀치의 부진, 타자도 말썽
힘을 내지도 받지도 못한 1년차 조원우 감독
이미 시작된 스토브리그, 빨리 스탠스 잡아라!
최근 4년 순위 ‘5788’, 비밀번호 재현은 안 된다


스포츠동아는 KBO리그 10개 구단의 2016시즌을 되돌아보고, 2017년과 그 이후를 전망하는 시리즈 ‘LIVE톡 진단&전망’을 연재한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기사형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구성으로 야구담당 기자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한 자유로운 발언으로 토해낸 내용을 편집 없이 날 것 그대로 담았다. 4회는 롯데 담당 김영준·고봉준 기자가 이재국(차장)·이경호·홍재현·이명노·강산 기자를 대화창에 초청했다.

스포츠동아DB



● 롯데는 왜 8위였나?


고봉준(이하 봉)=롯데는 2016시즌 8위에 머물렀습니다.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입니다. 1년차 조원우 감독은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어야합니다. 그러나 전력 구성은 난항입니다. 외국인선수 영입은 1명도 확정하지 못했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도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입니다. 올해 결산부터 해보죠.


이경호(이하 호)=먼저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시즌 중반 훌리오 프랑코와 크리스 옥스프링 코치의 1군 콜업은 진짜 조 감독의 선택일까요? 이 부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롯데 시즌 평가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김영준(이하 준)=“그렇다”고 감독이 말했지요…ㅎㅎ

호=신임감독인데. 투수코치와 타격코치를 외국인으로 운용한다는 것 자체가 참…. 밖에서 말이 많았죠. 그렇다고 둘의 코치 경력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


홍재현(이하 현)=부산에 가서 조 감독에게 직접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옥스프링의 경우 외국인투수들이 너무 부진해서 감독이 직접 부탁했다고 하는데, 프랑코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더군요.

준=결국 롯데가 그 지경까지 몰린 것은 전반적인 팀 플랜에 대한 오판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죠. 우리 팀에서 어느 곳이 부족하고, 현 주소가 어떠한지에 대한 판단이 어긋났다는 뜻입니다.


이명노(이하 노)=
투수와 타격코치 모두 감독이 데려온 사람이 아니었죠. 방법이 그거밖에 없었다는 말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이재국(이하 국)=롯데는 자체적으로 프랑코와 옥스프링을 1군에 올린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 있을까요?

준=크게는 없었습니다. 임시방편에 가까웠습니다.

봉=투타에 외국인코치를 투입하는 충격요법은 결국 통하지 않았죠. 시즌 종료 후에는 옥스프링 코치를 다시 2군으로 내렸습니다.


강산(이하 산)=
선수구성을 봐도 부상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우지 못한데다 사실상 외국인타자 없이 시즌을 치렀죠.

준=롯데라는 팀의 선수층의 한계를 조 감독도 깨달았을 겁니다. 결국 여기에 발목을 잡혀 시즌 초반 치고 나갈 때를 놓쳤습니다. 이길만하면 선수들을 쉬게 해줄 수밖에 없었고…. 이러다 정작 감독이 의도했던 시즌 중반 이후 승부처에서는 몰락했습니다. 감독의 색깔도 보여주지 못했고요.

현=구단이 조 감독을 선택했으면서 힘을 실어주지 못한 건지, 조 감독의 색깔이 확실하지 않았던 건지 궁금하네요.

산=올 시즌 롯데 경기를 보면 추구하는 야구가 무엇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노=근성과 투지를 원한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여전히 그런 것이 없는 롯데던데요. 선수단 내부 분위기는 한순간에 바뀌는 게 아닌데.

국=시끄럽지 않아 다행이긴 한데, 롯데 야구가 이렇게 조용한 것도 사실 롯데답지는 않았던 한 해였던 듯합니다.

롯데 윤길현-손승락(오른쪽). 스포츠동아DB



● 믿었던 FA마저 발등을 찍다

봉=사실 조용했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시즌 도중엔 소위 ‘족발 트레이드’라 불리는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었습니다.

국=아, 그건 좀 시끄러웠네요ㅎㅎ

호=삼겹살도 배달해주는지는 몰랐네요^^. 사실 프로선수라면 원정 호텔방에서 뭘 먹고 뭘 하든 자유죠. 다만 방 밖으로 한 발짝 나오는 순간, 프로로서 자기 관리를 잘 했어야 했는데….

봉=이 사건은 FA 영입과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이와 관련한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준=당시 사건은 조금 더 들어가 보면 롯데가 억울한 면이 있을 텐데. 야구가 안 되다보니 이런 일도 생깁니다.

현=그때 팀이 연패하던 도중에 벌어진 일이라 더욱 조심했어야하지 않나 싶네요.

준=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직관했는데 하필 역전패였어요. 그때 “불펜이 약하다”고 이야기했는데 롯데가 이를 너무 고지식하게 따라갔어요.

국=불펜 강화를 기대하면서 거액을 투자해 손승락과 윤길현, 둘을 영입했는데 기대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전체적으로 그림이 흔들렸다고 봐야죠.

호=그만큼 사장의 소신도 없고, 철학도 없고, 능력도 없었던 거죠.

준=물론 감독이 관여했겠지만 이게 롯데 프런트의 역량의 한계라고밖에는. 조직문화인건지, 야구 보는 안목이 거기까지인 건지.

노=프런트 야구할 그릇은 아직 아닌 것 같아요.

준=사실 롯데 프런트는 현장에 권한을 위임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긴 하죠. 그런데 현장도 초보였다는 점에서 시행착오가 불가피했죠.

국=그런데 불펜도 불펜이지만 예상 못한 선발진 붕괴도 문제였죠.

봉=그렇습니다. 특히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진이 뼈아팠습니다. 린드블럼이 10승13패, 레일리가 8승10패였습니다.

호=그래도 둘이 18승이면 최악은 아닌 듯 합니다만.

현=하긴 삼성은 합쳐서 6승 아닌가요?

준=아닙니다. 롯데는 외국인 둘이 30승은 해줘야 견적이 나옵니다ㅎㅎ

노=두 외국인투수 외에 다른 선발도 문제 아니었나요? 시즌이 계산대로 됐나요?

준=선발진 전체에서 무너진 거죠. 외국인 둘이 기대 이하였고, 송승준은 선발진에서 빠졌고. 정작 불펜 에이스는 연봉 6500만원의 이정민이었습니다.

국=박세웅~박진형~박시영, 삼박자는 그나마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호=박세웅과 박진형은 차세대 선발로 키우려고 노력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닝 소화가 너무 아쉬워 보였습니다. 6~7회를 버티지 못하니 둘이 등판하는 날엔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죠.

준=박세웅은 성장 중인 투수라 아직 경기운영능력이 부족하다고 봐요. 담당 시각에서 봤을 때 그냥 뒀으면 너무 맞아서 자신감을 잃었을 수도 있습니다.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 조원우 감독의 1년은 어땠나

봉=조 감독의 2016시즌 평가로 넘어가보겠습니다.

호=외야수 출신 초보 감독. 투수코치와 수석코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 부분이 아쉬웠죠. 김태형 옆에 한용덕이 있고, 염경엽 옆에 이강철이 있었던 것처럼….

노=뭔가 유망주들은 잘 수집해놓은 것 같은데 왜 그 조각들이 안 맞을까요? 결국 코칭스태프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현=팀의 방향성 때문 아닐까요. 계속 감독이 바뀌면서 혼란만 가중되는 것 같아요. 성적을 일단 내고 봐야하니까 리빌딩을 하려다가 만 느낌?

준=결국 수석을 움직이는 건 감독입니다. 수석이 아무리 잘해도 감독이 그 이상이 아니면 역량 발휘를 못하죠. 사실 이번 롯데의 코치진 개편은 기존 코치들에 대한 문책성도 있다고 봐요.

호=그렇죠. 그래도 변화의 의지는 보이네요. 김원형 코치 영입은 굉장히 굿 초이스로 보입니다.

준=조 감독 계약이 이제 내년으로 끝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고 나가겠다는 그런 느낌입니다.

노=김 코치로선 사실상 올해 실패한 투수진 개혁을 완수해야 합니다. 수석으로 감독도 보좌해야하고. 할 일이 많네요.

국=조 감독이의 코치와 수석코치 시절을 보면 잘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조금 더 강단 있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언론을 통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보이고, 젊은 감독답게 이미지도 밀어붙이는 뭔가가 보여야하는데 그게 부족했던 첫 시즌이었던 것 같습니다.

노=다른 팀 얘기지만, KIA는 김기태 감독 영입 3개년 계획을 아주 잘 수행하고 있어요.

현=3개년 계획.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준=이 와중에 사장은 또 바뀌었어요.

노=이창원 사장 사퇴는 진짜 이해불가네요.

국=어차피 계약 마지막해인데 프런트와 관계없이 조 감독이 올해 시행착오를 경험 삼아 내년에는 해보고 싶은 대로 힘 있게 밀어붙여야할 것 같습니다.

산=내년에는 어떻게든 자기 색깔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어요. 지난해 롯데 야구는 무색무취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국=롯데팬들이 볼 때도 죽인지 밥인지 노선이 분명해야 지지를 하고 응원을 할 수 있겠죠. 부산사람 기질이 그렇지만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해서는 지지를 받기 어렵죠.

현=조 감독이 SK 수석코치를 하면서 할 말은 할 줄 아는 지도자로 알고 있습니다. 평판이 굉장히 좋았는데 그런 카리스마를 롯데에서도 발휘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스포츠동아DB



● 올겨울 롯데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봉=올겨울 스토브리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FA 영입이 활발한 요즘, 롯데만큼은 조용합니다.

준=현재로서 외부 FA 영입은 쉽지 않을 듯합니다. 외국인 계약도 지지부진하고. 라이언 사도스키 스카우트코치가 찾아보고 있다는데 어찌될지는 봐야겠네요.

노=작년에 조 감독 취임선물이라고 외인 3명 재계약 던져주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아직 1명도 계약 못했죠?

봉=그렇습니다.

현=외국인들만 잘 뽑아도 분위기를 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국=외국인은 어차피 린드블럼하고 레일리가 올해보다 더 잘해주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노=적어도 둘 중 하나는 바꿔야 되는 거 아니에요?ㅎ 둘 재계약 가는 게 맞는 건가….

봉=구단 입장은 더 좋은 선수가 나오면 바꾼다고 합니다.

국=그럼 내년에도 롯데는 전력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없나요?

준=if가 너무 많아요. 그래도 제가 보기엔 내년에는 기대치가 낮은 게 외려 긍정요소에요.

봉=황재균과 이대호, 둘은 각각 어떻게 보시나요?

호=이대호?

국=이대호가 들어오면…. 그게 변수긴 하죠.

준=당연히 필요하죠. 문제는 잡을 수 있느냐 입니다. 롯데는 지금 부산 민심을 돌려놓아야 돼요.

현=이대호가 오면 팀 분위기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데요ㅋㅋ 사직구장에 관중들이 몰리겠네요.

호=그런데 제 생각엔 선수 한명으로 민심 되돌릴 수 있을까요? 이대호가 와서 부산 민심 위로해주고 8위, 9위하면 그게 다는 아니겠죠. 그리고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아쉬움이 커서 어떻게든 한 번 더 도전해보려고 할 것 같아요. 일본이라는 큰 옵션도 있고. 부산을 사랑하는 선수라 국내에선 롯데가 1옵션이겠지만.

국=롯데 져도 이대호가 홈런 한방 치면 “마, 됐다”하면서 야구장 나가서 소주 한잔 하는 팬들이 많으니까요.

봉=황재균 선수는 어떻게 보시나요?

호=황재균은 지금 돈이 아니라 도전인 것 같아요. 어떻게든 빅리그에 도전하고 싶어 하니까. 현재 상황에서 황재균을 제외하고 밑그림을 그려야죠.

국=황재균이 남는다면 야수진 밑그림은 올해와 큰 차이가 없을 거고. 황재균이 떠난 이후 어떤 플랜을 만들까가 문제죠.

준=맞습니다. 그런 대안을 만드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역할이죠.

노=황재균이 없다면 오승택이 3루로 가나요? 제 생각으론 유격수보단 3루가 나을 것 같아요.

호=오승택은 대형 내야수감인데 열나게 수비훈련을 시켜야겠죠.

노=그런데 외인 영입은 아직도 손놓고 있는 건 아니겠죠?ㅎ 외인타자를 어느 포지션에 맞춰 데려올지도 못 정하고 있으면 심각한 문제인데….

준=황재균이 남을지 안 남을지 모르니까요.…ㅎㅎ

노=그건 좀 문제인 듯 보여요. 황재균 계약과 무관하게 1루 외인 영입을 추진하고 그 다음에 교통정리를 해야죠.

봉=결국 외인 계약과 FA 영입 등의 문제에서 재빨리 스탠스를 잡고 전력에 필요한 부분을 보강해나가야한다는 의견이시군요.

스포츠동아DB



● 2017년, 전격 반등이냐 비밀번호 재현이냐

국=희망적인 얘기도 좀 합시다!!

고=알겠습니다. 그럼 내년 전망을 이야기하며 희망적인 관측도 곁들이겠습니다.

국=외야진은 경쟁이 심해지니 좀 더 좋아지겠죠?

호=타선만큼은 황재균 없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요.

현=전준우가 들어오면서 외야진은 정말 탄탄하네요. 김문호~전준우~손아섭.

노=항상 타선은 좋다고 말하는데 결과는 안 나온 것 같아요.

현=팀의 중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예전 이대호나 홍성흔, 조성환이 있을 때처럼.

준=마운드에선 무엇보다 박세웅~박진형~윤성빈~박한길 등 신인투수들의 성장이 기대되죠.

국=롯데는 항상 신인이 염종석처럼 터져주기를 기대해야하는 건가요. 그게 벌써 24년 전인데ㅎㅎ 결국은 마운드가 안정돼야 경쟁력도 생길 것 같아요. 선발도 선발이고, 불펜도 내년엔 안정을 찾아야죠.

호=공은 코치가 아닌 선수가 던지는 거지만. 김원형 코치의 역량, 그리고 운영에 대해 큰 기대를 걸며 마운드가 안정화 되고, 타선이 좀 더 유기적으로 돌아간다면 롯데에도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봉=마지막으로 한줄평 듣도록 하겠습니다!

준=한화에 묻어갈 생각일랑 마세요.

홍=롯데, 스스로 선택한 조원우 감독을 믿어라!

산=2017 롯데, 더 이상 무색무취는 안 된다.

노=암흑기는 순식간에 온다.

국=부산의 야구민심을 돌려 달라! 욕보다 무서운 건 무관심이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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