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훈련 ‘빡세야’ 정답?…여자농구 편견 깬 임근배

입력 2017-02-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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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임근배 감독. 스포츠동아DB

훈련시간 줄이고 자율적 몸풀기 효과
팀 안정적 2위…PO진출 사실상 확정


국내 대부분의 여자프로농구팀은 강도 높은 훈련을 추구한다. 시즌 중에도 오전·오후·야간훈련을 진행한다. 오후훈련이 3시간을 넘기는 것은 다반사다. ‘여자선수들은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획일화된 인식 때문이다.

삼성생명 임근배(50) 감독은 시즌 중에는 강훈련을 지양하는 지도자다. 되도록 2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임 감독은 “2년 전 삼성생명에 부임할 때부터 주변에서 ‘여자선수들은 강하게 훈련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틀을 깨고 싶었다”고 밝혔다.

몸 푸는 방식부터 바꿨다. 임 감독은 훈련 또는 경기 전 웜업을 철저히 선수 개인에게 맡기고 있다. 그는 “몸이 늦게 풀리는 선수도 있고, 조금만 웜업을 해도 몸이 풀리는 선수가 있다. 똑같은 방법으로 몸을 푸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몸을 풀기 위해 러닝을 시키기도 한다는데, 코트 몇 바퀴를 뛰고 몇 초에 들어오는 것이 뭐가 중요한가. 특정시간까지 각자 몸에 맞게 웜업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블루밍스. 스포츠동아DB


어려움도 겪었다. 자율에 맡기자 제대로 몸을 풀지 않은 채 훈련에 나서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임 감독은 “지난해에는 ‘나도 그냥 무조건 강하게 해야 하나’ 싶었다. 선수들에게 ‘결국 너희가 편견을 만든 것이다. 스스로 이를 탈피하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자율적으로 몸을 푸는 것이 자리 잡혔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배혜윤(28)은 “각자 몸에 맞게 웜업을 하니 효율성이 높다. 훈련시간도 짧아서 선수들이 덜 지친다. 감독님의 훈련 방침이 선수들에게 잘 맞는 것 같다”며 임 감독의 훈련방식을 반겼다.임 감독은 “훈련에 정답은 없다. 각 팀 나름의 훈련법이 있겠지만, 훈련 효율을 높이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아직도 부족하다. 나도 더 연구를 해야 한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삼성생명은 과도기의 시행착오 탓인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 16승13패로 ‘안정적인 2위’를 달리며 PO 진출을 거의 확정한 상태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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