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 다른 람보르기니” 오승환 불펜피칭에 감탄사 폭발

입력 2017-03-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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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투수 오승환에 쏠리는 기대는 크다. 대표팀 송진우 투수코치는 오승환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뒤 “오승환의 공은 고급 스포츠카 람보르기니 같다”고 했을 정도다.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훈련에 참가한 오승환.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차에 비유하자면 완전히 람보르기니야. 출발부터 가속도가 붙어.”(송진우 투수코치)

“옆에서 보는데도 무서워. 내가 현역 타자라면 아예 칠 엄두도 안 날 것 같아.”(김동수 배터리코치)

‘끝판대장’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한 뒤 1일 처음 불펜피칭을 소화하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시차적응이 덜 되고, 이제 첫 불펜피칭일 뿐이지만 모두들 “공 자체가 차원이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과 미국 무대에서 뛰면서 KBO리그 시절보다 더 진화한 것 같다는 평가였다.

오승환은 소속팀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뒤 지난달 27일 오후 늦게 귀국해 대표팀에 합류했고, 28일 고척스카이돔을 처음 밟으면서 가벼운 캐치볼을 한 뒤 이날 곧바로 불펜피칭을 진행했다. 총 38개의 공을 던졌다.

현역 시절 KBO리그 개인통산 210승을 거둬 역대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송진우 투수코치는 전날 몸 풀 때부터 오승환을 유심히 관찰한 뒤 “공 자체가 다르다. 공이 손에서 떠나는 순간부터 무섭게 가속이 붙는다. 차에 비유하자면 람보르기니 같다”며 웃었다.

다른 차는 가속을 붙이기까지 힘이 들지만, 람보르기니는 출발부터 굉음을 내며 무서운 속도와 힘으로 치고 나간다. 송 코치도 그래서 오승환의 공을 세계적 슈퍼 스포츠카인 람보르기니에 빗대면서 압도적 구위를 설명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국가대표팀이 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공식훈련을 가졌다. WBC 대표팀 오승환이 훈련을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WBC 대표팀은 6일 이스라엘, 7일 네덜란드, 9일 대만과 1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동수 배터리코치는 이날 고척돔 지하 불펜에서 오승환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뒤 그라운드로 나오자마자 별다른 얘기 없이 오른손 엄지를 치켜세웠다. ‘말이 필요없다’는 듯 눈을 감은 채 얼굴 한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KBO리그의 레전드 포수로, 수많은 투수들의 공을 받아본 그지만 오승환의 불펜피칭을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코치는 “옆에서 보는데도 무서워”라며 너스레를 떨면서 “내가 현역 시절로 돌아가도 타석에서 오승환 공을 칠 수 있을까 싶다. 특히 슬라이더가 기막히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진화한 것 같다”고 감탄했다.

WBC 대표팀 발탁된 뒤 오승환 공을 가장 받아보고 싶다고 한 김태군은 소원을 풀었다.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불펜에 앉았던 김태군은 “오늘 오승환 선배의 공을 받게 돼 영광이었다”면서 “직구 힘이 다르다. 슬라이더도 컷패스트볼처럼 짧고 빠르게 들어온다. 경험이 있다보니 자기만의 페이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작 오승환은 주변의 이런 평가에 “아직 시차적응이 되지 않아 멍하다. 몸이 붕 떠 있는 것 같다”며 손사래를 치면서 “공을 38개 던져봤는데 느낌은 괜찮다”고 첫 불펜피칭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붙박이 마무리투수 오승환에 대한 김인식 감독의 신뢰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김 감독은 “이제 연습경기가 2경기 남았다. 2일(상무)이 될지 4일(경찰야구단)이 될지 몰라도 한 번은 실전에서 던지고 대회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오승환의 향후 스케줄을 설명했다.

고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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