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력분석] ‘투수력↑ 타력·수비↓’ 복병의 팀

입력 2017-03-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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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제4회 WBC 첫 맞대결 상대인 이스라엘의 대회 본선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전에 선발등판하는 제이슨 마르키 등 무려 16명이 포진한 마운드가 막강하고, 타격과 수비는 다소 약하다는 평가다. 2일 경찰야구단과 연습경기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하는 이스라엘 선수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스라엘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에 처음으로 출전하는 팀이다. 2012년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2013년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른 예선에서는 파란을 일으켰다. 브라질, 영국, 파키스탄을 모조리 꺾고 3전 전승으로 사상 첫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그리고 한국과 1라운드 A조 첫 대결 상대로 낙점됐다.

이스라엘은 베일에 가려져있던 팀이었다. 2일 경찰청, 4일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스라엘의 경기를 지켜본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만만하게 볼 팀이 아니다”며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11명)이 많을 뿐만 아니라 마이너리그 더블A 선수들이 많다. 더블A에 있다는 것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라는 의미다. 오히려 메이저리그에 들어가지 못하고 트리플A에 있는 선수들이 많은 팀보다 더 방심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 제이슨 마르키. 사진제공|WBC 트위터



● 투수진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은 엔트리에 투수만 16명을 등록시켰다. 한국, 대만, 네덜란드가 13명씩을 넣은 것에 비해 숫자가 많다. 대회 규정상 투구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불펜 물량공세를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경찰전에서 이스라엘은 8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5-2로 이겼고, 상무전에서도 막강한 불펜진을 가동하며 1-0 승리를 거뒀다.

불펜에는 숫자만큼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포진해 있다.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게이브 크라머, 조시 자이드, 알렉스 캐츠 등이 있는가 하면, 시카고 화이트삭스 마이너리그 소속인 RC 오를란처럼 정교한 컨트롤로 승부하는 좌완투수들도 있다. 김 감독은 “좌완투수들의 구속이 빠르기도 하지만 공을 감춰서 나오는 선수들이 있다. 치기 쉬운 공은 아니다”고 개개인의 능력을 높이 샀다.

한국전 선발로 예고된 제이슨 마르키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을 올린 베테랑 투수다. 경찰전에 선발등판해 2이닝 무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최고구속은 140㎞였고, 평균구속이 130㎞대에 머물렀다. “타석에서 위압감이 있는 투수는 아니었다”는 게 그를 상대해본 타자들의 평가였다. 그렇다고 공략하기 쉬운 공은 아니다. 이순철 대표팀 타격코치는 “똑바로 오는 공이 하나도 없다. 다 투심패스트볼 아니면 컷패스트볼이다”며 “구속은 안 나와도 제구가 좋다. 특히 종으로 떨어지는 공이 있다. 리드를 빼앗겼다고 생각했을 때 경기를 풀어내는 게 힘들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타이 켈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야수진

이스라엘은 투수력에 승부를 걸었다. 상대적으로 타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야수 가용인원이 12명밖에 없다. 주전 9명을 제외하면 교체멤버는 3명이 전부다. 조심해야 할 타자들은 있다. 타이 켈리는 뉴욕 메츠에 소속된 현역 메이저리거다. 2번의 연습경기에서 2번타자(유격수)로 출전해 타율 0.571(7타수4안타), 2사사구를 기록했다. 경찰전에서는 3타수3안타(1홈런)를 기록하며 빼어난 타격감을 자랑했다. 리드오프인 샘 펄드(중견수)도 두 번의 연습경기에서 타율 0.667(6타수4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펄드도 2015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베테랑 타자다. 김동수 배터리 코치는 “타격에서 크게 위협적인 타자는 없었지만 현역 빅리거답게 켈리가 잘 친다”며 “테이블세터의 출루를 막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스라엘 아이크 데이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펀치력을 지닌 아이크 데이비스(지명타자)도 경계대상이다. 왼손투수에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2012년 뉴욕 메츠에서 156경기에 출장해 32홈런, 90타점, 장타율 0.462를 기록할 정도로 강력한 파워가 있다. 김 감독도 “데이비스는 역시 힘이 좋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점은 조직력이다. 이스라엘은 수비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예선을 거치면서 팀워크가 나아지긴 했지만, 부모의 국적까지 허용되는 대회 규정상 각기 다른 곳에서 뛰던 선수들이 모여 만들어진 팀이기 때문이다. 엔트리 28명 중에 27명이 미국 출신이다. 김 감독도 이스라엘의 수비에 대해 “그렇게 짜임새 있다고 느끼진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약점도 있다. 이스라엘 투수들을 상대한 경찰청 박찬도는 “퀵모션이 다 크다. 대표팀 주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뛰어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라이언 라반웨이와 닉 리클스로 구성된 포수진의 어깨는 조심해야 한다. 김 감독은 “투수 퀵모션이 큰 편이어서 주자들이 타이밍을 잡고 뛰었는데 죽더라. 포수들이 송구 능력이 좋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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