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 “이스라엘전? 기 센 쪽 이긴다”

입력 2017-03-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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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허경민. 스포츠동아DB

“우리도 상대를 모르지만 그 쪽도 우리를 모르잖아요. 기 센 쪽이 이긴다고 생각해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힌 허경민(27·두산)이 대회 첫 경기를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그는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상황에 맞춰서 내가 할 역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라며 “프리미어12를 하고 나서 국가를 대표해 나간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이번 대회도 잘 치러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경민은 겸손하게 말했지만 사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주전 3루수로 출전할 예정이었던 박석민(32·NC)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 박석민은 주사까지 맞아가며 투혼을 불사르고 있지만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큰 부상을 염려해 “3루수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다.

박석민이 빠지면 3루수는 허경민이 맡아야한다. 그는 이미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중요한 안타를 쳐내며 소속팀 두산이 우승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시리즈 최우수선수는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지만 숨은 MVP는 그였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차세대 국가대표로 꼽히고 있다.

허경민은 큰 대회에 강한 비결로 무심(無心)을 꼽았다. 그는 “고민이 많으면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어차피 쉽지 않으니까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타석에 들어선다”고 말했다. 물론 국제대회가 KBO리그에서 치르는 한국시리즈와 또 다르다는 것을 안다. 한 번도 상대해본 적 없는 낯선 투수들과 싸워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스라엘 투수들이 싱킹패스트볼을 많이 던진다고 해서 무조건 싱커스윙을 가져가려고 한다”고 공략법을 공개했지만 “저쪽 투수도 우리를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경기에 돌입하면 누구 기가 더 세느냐에 따라 승패가 나뉜다고 생각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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