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한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WBC 열린 날

입력 2017-03-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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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WBC대표팀이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라운드 1차전 이스라엘과 경기를 가졌다. 경기 전 식전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2017년 3월 6일은 한국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 됐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1라운드 A조 한국과 이스라엘전을 시작으로 전 세계인의 야구축제인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화려한 막을 올렸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WBC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2006년과 2009년 1, 2회 대회를 비롯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드높아진 한국야구의 위상을 방증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국방부·육군 통합 국악대의 축하공연으로 대회가 개막했다. 이후에는 역사적인 WBC 첫 무대의 시작을 알리는 KBO 구본능 총재의 개회 선언이 이어졌고, 한국을 방문한 메이저리그사무국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와 MLB 선수협회 데이비드 프라우티 고문이 한국 김인식 감독과 이스라엘 제리 웨인스타인 감독에게 꽃다발을 증정하며 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개막전 시구자로는 전광판과 좌석 등을 교체하며 대회 개최를 위해 노력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섰다.

WBC 대회를 한국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겨우내 야구에 목말라했던 팬들에게도 희소식이었다. 이날도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야구팬들이 일찌감치 구장을 찾았다. 대표팀 유니폼을 차려 입은 커플 팬, 가족 팬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경기가 시작할 때만 해도 텅 비어있던 관중석도 시간이 흐를수록 빼곡히 채워져 갔다.

그러나 아쉽게도 매진은 되지 못했다. 사전 예매도 고척돔 만원 기준인 1만6800석 중 1만1000석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판매가 이뤄졌지만 평일, 그것도 월요일 오후 6시30분에 열리는 경기를 찾기에는 심적 부담이 컸을 수 있다.

사실 흥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대회 직전부터 흘러나왔다. 일단 대회 본 경기가 모두 평일(7일 네덜란드전·9일 대만전)에 열린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어수선한 나라 분위기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 좌석을 판매한 쿠바와의 평가전부터 관중수가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달 25일 열린 쿠바와 첫 번째 평가전에서는 4630명이 구장을 찾았고, 26일 두 번째 경기에서도 7198명만이 입장했다. 흥행을 위해서는 지금보다는 관심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KBO 관계자는 “이스라엘전은 예매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대만과 네덜란드전은 예매율이 80%가 이뤄진 상태”라며 “우리나라가 좋은 성적을 내면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대표팀의 선전을 바랐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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