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타선 히든카드, 허정협이 말하는 ‘멘탈 변화’

입력 2017-03-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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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외야수 허정협이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팀 훈련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궁금한 것이 굉장히 많은 선수예요.”

넥센 장정석 감독은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단의 훈련을 지휘하던 중 외야수 허정협(27)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기간에 진행된 연습경기에서 연일 장타력을 뽐낸 허정협에게 거는 기대가 무척 커 보였다. “외야는 기본적으로 이택근~고종욱~임병욱~대니 돈~박정음 5명으로 움직일 텐데, 여기에 허정협이라는 카드가 생겼다. 선수층이 두꺼운 것은 행복한 고민”이라던 장 감독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허정협은 지금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5시즌 육성선수로 넥센에 입단해 1군 경험은 17경기(23타수5안타·타율 0.217) 출장이 전부다.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지만, 공격력 하나만큼은 검증을 마쳤다는 평가다. 2015시즌 2군경기 91게임에서 타율 0.337(288타수97안타), 19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당시 중부리그 홈런왕이었다. 2016시즌에도 73차례 2군경기에서 타율 0.337(261타수88안타), 12홈런, 56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소위 말하는 ‘2군 폭격기’였다. 매년 1군에서 뛸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가슴 한켠에 남아있었다.

기술보다는 멘탈(정신력)이 문제였다. 1군에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다 보니 자신감이 크게 떨어졌다. “하고 싶은 대로 편안하게 하라”는 장 감독과 코치진의 조언은 큰 힘이 됐다. 연습경기에서 8일 SK전 멀티홈런 포함 3개의 대포를 쏘아 올린 비결 중 하나가 마음가짐의 변화였다. 훈련을 마치고 땀을 닦던 허정협은 “기술적인 변화는 없다. 문제는 멘탈이었다”며 “그동안은 조급함과 부담감이 문제였다. 1군에서 ‘왜 안 될까’라는 생각만 했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정말 많이 공부했다. ‘편안하게 하라’는 감독님과 코치님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허정협의 변화는 “특정 선수가 아닌 모든 선수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한 장 감독의 눈에도 들어왔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에선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선수 본인이 굉장히 즐겁게 훈련했다. 정말 준비를 잘해왔다. 강병식 타격코치와 많은 대화를 하길래 주의를 주기도 했었는데, (허)정협이가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고 해서 ‘문제없다’고 했다. 궁금한 것이 굉장히 많은 선수다. 자신감이 커졌고, 운동에 재미를 붙였다. 스태프들의 힘이 컸다.” 장 감독의 회상이다.

올 시즌 목표는 단순하다. 1군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그는 “올해는 1군 선수로 자리매김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1군에서 오래 뛸 수 있을 정도로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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