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류현진, 직구+변화구 모든 게 좋았다!

입력 2017-03-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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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47일만의 실전등판에서 재기를 향한 첫 관문을 넘어섰다. 12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코리안 몬스터’가 돌아왔다. 류현진(30·LA 다저스)이 247일 만의 실전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예상보다 훨씬 좋은 모습으로 재기를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26개. 4사구는 없었고, 직구 최고구속은 91마일(약 147㎞)이었다.

총 7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1회 선두타자 에릭 영 주니어에게 2구째 몸쪽 직구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날 상대한 타자 중 유일한 왼손타자였던 벤 르비어에겐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섞었다. 특히 커브로 상대 타이밍을 뺏어 카운트를 잡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볼카운트 2B-2S에서 던진 6구째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르비어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류현진은 대니 에스피노자에겐 4구째 높은 코스의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해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2회에도 류현진의 어깨는 가벼웠다. 선두타자 제프리 마르테를 상대할 땐 특유의 체인지업이 빛났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류현진의 전매특허다.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체인지업에 마르테는 유격수 앞 땅볼로 힘없이 물러났다. 5번타자 C.J.크론에겐 첫 출루를 허용했다. 초구를 공략당해 우전안타를 내줬다. 6번 마틴 말도나도에겐 3B-1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우익수 방향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으나, 다저스 우익수 트레이시 톰슨이 놓치지 않고 잡아냈다. 류현진은 셰인 로빈슨에게 2구째 하이패스트볼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이닝을 책임진 그는 불펜으로 향해 14개의 공을 더 던지며, 투구수 40개를 채웠다. 류현진은 지난 2년간 단 1경기 등판에 그쳤다. 2015년 5월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7월 8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빅리그 마운드에 복귀했으나 4.2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이후 부상에 발목을 잡힌 그는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복귀에 실패했다.

그 사이 팀 내 입지도 크게 변화했다. 안정적인 3선발에서 이젠 5선발 경쟁을 하는 처지가 됐다. 팀이 선발자원을 수집해온 탓에 경쟁자도 많다. 이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더 이상 좋은 모습을 보이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투구였다”며 극찬했다. 여전히 그는 “류현진의 복귀에 관해서는 좀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며 구단 수뇌부와 함께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와 비슷한 스피드가 나왔음을 언급하며 구속 회복에 대해 고무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지금 팔 상태가 너무 좋고, 다리도 다 나았다. 오랜만에 던져 기분이 새로웠다. 던지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 전부 다 괜찮았다. 준비가 잘 돼 2이닝을 기분 좋게 잘 던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이제 첫 경기이기 때문에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던져야 하는데 지난 2년간 부상 때문에 못 던져 아쉽다. 몸이 괜찮기 때문에 처음처럼 같이 경쟁하며 시범경기를 치르다 보면, 좋은 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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