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긍정, “뭉쳐서 성적 내면 팬들 돌아온다”

입력 2017-03-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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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보이’ 이대호가 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14일 사직에서 열린 SK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뭉쳐서 성적을 내면 팬들이 다시 구장을 찾을 것”이라며 팀의 리더로서 책임감을 드러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WELCOME BACK BIG BOY 이대호 환영합니다.’

시범경기 개막을 맞아 14일 사직구장을 찾은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이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사직야구장 전면에 특정선수를 위한 대형 플래카드가 설치돼 있는 것도 이색적이었다. 롯데에서 이대호(35)가 차지하는 위상과 기대감이 가감 없이 묻어나는 풍경이었다.

사직구장 안에 들어서자 유난히 취재진이 많았다. 타격훈련이 끝나자마자 TV 카메라는 이대호를 둘러쌌다. 이대호는 클럽하우스에 들어가기 전, 신문 인터뷰에도 응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 이후, 어떻게 심경을 정리했을 지가 궁금했는데, 단호한 화법은 여전히 이대호다웠다.

이대호는 WBC 최종전인 9일 대만전에서 헤드샷을 맞았다. 이 탓에 시범경기에 정상 출전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이대호는 “머리보다 가슴(탈락에 따른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몸은 12일 롯데 합류부터 바로 훈련에 임했을 정도로 별 문제가 없다. 다만 천하의 이대호도 심적 내상을 회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 듯했다. “(WBC 결과는) 안타깝지만 최선을 다했다. 항상 잘할 수 없는 것인데 가슴이 아프다. 대표팀을 10년 넘게 했다. 잘했으면 좋았겠지만, 못했으니까 다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모두 고생했는데 논 것처럼 얘기 나왔다. 진짜 열심히 했다. (대표팀에서) 좋은 추억이 많은데 마지막(2017년 WBC) 추억만 생각하지 않고, 다 잊고, 롯데 자이언츠 하나만 생각하겠다.”

이대호는 “게임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시범경기부터 조금씩 나가려 한다. 오늘(14일)만 쉬고, 내일(15일 SK전)부터는 대타로 나갈 생각이다. 주말부터 선발출장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대호가 복귀하며 롯데를 향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후 1시에 열린 14일 SK전부터 대략 1500여 명의 팬들이 사직구장을 찾았다. 이대호는 “(롯데를 향한 시선에는) 관심과 부담이 섞여 있다. 팀에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관심 받을 때 선수들이 뭉쳐서 성적 내면, 흩어져 있던 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을 것이다. 그러면 흥이 나 더 성적이 좋아질 것이다. 우리가 먼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선순환론’을 말했다. 일단은 롯데 선수들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때라는 상황인식이다.

그러나 객관적 전력 상, 롯데에는 불안요소가 공존한다. ‘이대호 한 명 들어왔다고 극적으로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견고하다. 그러나 ‘불확실성’마저 이대호는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했다. “내가 팀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롯데는 (시간이 갈수록) 올라갈 팀이라 생각한다. 잠재적으로 숨겨져 있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투수 중에서 좋은 투수들이 많다. 자신감 가지고 이기는데 재미 붙이면 더 무섭게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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