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호부지’없는 NC 개막전 현실화

입력 2017-03-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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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호준. 스포츠동아DB

프로 24년차 이호준(41). NC의 초대 주장이자 여전히 정신적 리더. 그러나 NC의 2017시즌 개막전 엔트리 전력구성에 이호준의 이름은 빠져있다. 2013년 NC의 1군 데뷔 첫 시즌부터 중심타선을 지켰던 백전노장은 세월의 흐름 앞에 풍찬노숙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스스로 선언한 은퇴 시즌에 1군무대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퓨처스 리그에서 많게는 스무 살 더 어린 선수들과 먼저 경쟁을 치러야 한다.

NC 김경문 감독은 21일 마산구장에서 “계속해서 모창민을 기용할 생각이다. 이호준은 고양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캠프부터 모창민의 컨디션이 좋았고, 그동안 고생도 많이 했다. 이호준이 오면 창민이가 기회를 잃게 된다. 지금 지명타자 자리는 모창민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모창민 기용은 시즌 전체 운용에도 여러 포석이 깔려있다. 김 감독은 “이호준은 전문 지명타자이기 때문에 지난해 박석민, 테임즈가 지명타자로 나서지 못했다”고 덧 붙였다.

1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한 모창민이 라인업에 서면 박석민(3루)과 재비어 스크럭스(1루)가 번갈아 지명타자로 나서며 체력관리를 할 수 있다.

1994년 해태에 입단한 이호준은 30대 후반 제2의 전성기를 NC에서 맞으며 승승장구했다. 팀을 하나로 모으는 강렬하면서 따뜻한 리더십은 NC가 빠르게 1군에 안착해 강팀으로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13~2016, 4시즌 동안 NC에서 83개의 홈런을 치며 중심타선을 지켰다. NC 팬들은 ‘호부지’라는 멋진 별명을 선물했다.

그러나 프로는 냉혹한 곳이다. 김 감독은 결단력이 강한 지도자다. 이미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서 이호준과 이종욱, 손시헌 등 베테랑 선수들을 제외하면서 선수단 전체에 큰 메시지를 전달했다. NC에 리빌딩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 팀이다. 김 감독의 목표는 대대적인 팀 개혁이다. 지난시즌 우승에 실패한 뒤 기동력과 견고한 수비를 강조하고 있다.

마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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