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조원우표 관리야구’ 좌초 위기에 직면

입력 2017-06-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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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원우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이대호는 18일 고척돔에 머리를 아주 짧게 깎고 나타났다. 그 전날엔 롯데 조원우 감독이 머리카락을 잘랐다. 16일 ‘오더 참사’ 이후 롯데 덕아웃은 침울함이 깔린 고요에 뒤덮였다.

1루수 이대호, 지명타자 최준석으로 써냈던 오더가 실제 기용과 엉키는 순간까지 롯데 안에서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 투수 노경은이 4번타자를 맡는 비상식적 상황이 빚어졌다. 조 감독은 17일 넥센전에 앞서 선수단에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의 권위가 손상되는 상황이어도 어물쩍 넘어갈 순 없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지난 16일 경기에서 투수와 4번타자 역할을 맡아야 했던 노경은.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이 와중에 13일 KIA 3연전부터, 16일 넥센 3연전까지 6경기를 모두 졌다. KIA 상대로 사직구장 6전 전패를 포함해 1승8패의 굴욕을 당했다. 넥센전은 3경기 모두 역전패였고, 17일은 2안타만 치고 지더니 18일은 16안타 7사사구를 내주고 3-14로 대패했다. 선발 레일리(4.1이닝 5실점)부터 6명의 투수 중 제대로 던진 이가 없었다. 3-14 상황인 8회말 투수가 없어서 마무리 손승락이 던지는 어이없는 상황마저 빚어졌다. 조 감독의 관리야구가 목적 자체부터 붕괴된 순간이었다. 힘을 비축하는데 방점을 찍는 관리야구는 강팀의 정석인데, 롯데는 관리를 받아도 제 실력을 내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보니 전력을 다 쏟지도 못하고 무너지는 사태가 비일비재하다.

총체적 난국에서 거의 유일한 반전 카드에 해당할 외국인선수 교체도 답보 상태다. 레일리와 애디튼의 연쇄적 1군 재등판도 고육지책에 가깝다. 롯데가 두 투수 중 1명을 교체하겠다는 기존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시점은 의외로 걸릴 수 있음을 레일리-애디튼 재기용에서 읽을 수 있다.

쓰는 선수만 쓰다보니 특정선수의 몸값만 가치 이상으로 올라간다. 그렇다고 유망주를 발탁하자니 씨가 말랐다. 산전수전 다 겪은 야구전문가들도 “이 팀은 답이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이런 야구를 도대체 왜 보고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법한 롯데 팬들만 무슨 죄인가 싶다.

고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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