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의 소신, 외국인선수는 용병 아닌 팀원

입력 2017-07-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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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팻 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외국인 좌완투수 팻 딘(28)은 전반기를 5승5패 방어율 4.88로 마쳤다. 17경기에 등판해 99.2이닝을 책임진 투수였다. 그러나 압도적 1위를 달리는 KIA가 보기에는 어딘지 임팩트가 부족해 보일 수 있었다. 팀 외곽에서는 ‘우승 대망을 위해서는 교체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KIA 김기태 감독은 일관되게 “외국인투수 교체는 현재로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잘랐다. KIA 바깥에서 들려올 이런저런 소문에 흔들릴까봐 팻 딘을 향해 “걱정하지 말고, 던지라”고 말해줬다.

김 감독이 팻 딘에게 신임을 보내는 이유가 흥미롭다. KIA의 한 인사는 “팻 딘 자체의 구위를 믿는 문제만이 아니다. (여기서 조금 흔들린다고) 팻 딘을 교체하면 나머지 2명의 외국인선수가 어떻게 생각할지를 감독님이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IA는 투수 헥터 노에시와 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있다. 두 선수는 KIA 전력의 핵심이다. 팻 딘을 쉽게 버리면 이들 선수에게도 팀을 향한 헌신을 확보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리고 이런 기다림에 걸맞게 팻 딘은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시즌 최고투로 보답했다. 6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포함해 8이닝(113구) 1안타 1사구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KIA는 9회초 실점해 0-1로 패했지만 팻 딘의 회복을 확인한 것은 큰 소득이었다.

처음에는 함량미달인 줄 알았던 버나디나도 김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KBO리그에 적응했다. ‘외국인선수는 용병이 아니라 팀원’이라는 김 감독의 확고한 소신이 만들어낸 변화다.

KIA 버나디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광주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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