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영건 우완선발의 대거 등장이 반가운 까닭

입력 2018-03-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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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최원태-NC 장현식-KIA 임기영-롯데 박세웅(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한국야구는 최근 5년간(2012~2017시즌) 2014인천아시안게임과 2015 프리미어12,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거치며 ‘우완 선발투수 기근’에 따른 숙제를 떠안았다. 계투진으로 눈을 돌리면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선발 싸움의 중요성이 커진 현대 야구의 흐름을 봤을 때 지금의 우완 선발투수 기근 현상은 가볍게만 볼 문제가 아니다. 같은 기간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7차례 완투를 기록한 윤성환(삼성)을 제외하면, 확실한 우완 에이스로 손꼽을 만한 투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한국 최고의 선발투수로 손꼽히는 류현진(LA 다저스)과 양현종(KIA), 김광현(SK), 장원준(두산) 등은 공교롭게도 모두 좌투수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는 일본의 사정을 보면, 한국의 우완 선발 기근 현상은 더욱 도드라진다. 2013~2017시즌 5년간 일본프로야구(NPB)에서 20회 이상 완투를 기록한 세 명 모두 우투수다.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25회), 가네코 치히로(오릭스·22회), 스가노 도모유키(요미우리·21회)가 그들이다. 이들 가운데 노리모토(28)와 스가노(29)는 여전히 20대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동기생 후지나미 신타로(한신)도 우투수다. 기쿠치 유세이(세이부)와 이마나가 쇼타(요코하마) 등 에이스급 좌투수들도 풍부해 마운드를 꾸리는데 큰 문제가 없다. 투수력의 차이는 즉 경기력의 차이로 이어진다.

롯데 윤성빈-삼성 양창섭(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그런 점에서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과 올 시즌 초반 젊은 우완 선발자원들이 보여준 활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2017 APBC를 통해 이름을 각인한 박세웅(롯데)과 장현식(NC), 임기영(KIA), 김대현(LG) 등은 한국야구의 미래를 밝힐 이들이다. 2017시즌 12승을 거둔 최원태(넥센)와 2년차 윤성빈(롯데), 데뷔전인 28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따낸 ‘괴물 신인’ 양창섭(삼성) 등도 핵심 선발투수로 올라설 준비를 마친 모양새다. 이들은 KBO리그를 넘어 한국야구의 우완 선발 기근을 해결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KBSN스포츠 이용철 해설위원은 “마운드의 분업화에 따라 막강한 불펜을 구축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젊은 우완투수들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구단이 선수 보호시스템은 물론 육성, 재활, 현장과의 소통에 대한 매뉴얼을 정립해야 한다. 보직을 명확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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